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이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을 1년 이상 연장시킨다는 국제 임상연구가 국내 의료진의 주도 아래 시행돼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Lancet’에 발표됐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방영주 교수를 대표 저자로 하여 서울아산병원 강윤구 교수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현철 교수가 논문의 공동 저자로 올랐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i1#총 24개국 122개 병원에서 584명의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화학요법만으로 치료한 경우와 화학요법과 함께 위암 표적치료제인 허셉틴을 병용했을 때의 차이를 비교 연구한 것이다.
토가(ToGA, Trastuzumab with chemotherapy in HER2-positive advanced gastric cancer) 라고 명명된 이 임상시험의 참가자 중 21%는 국내 위암 환자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들은 경구용 항암제인 카페시타빈(Capecitabine)과 시스플라틴(Cisplatin) 또는 플루오로우라실(Fluorouracil)과 시스플라틴(Cisplatin)의 화학요법으로만 투여받은 그룹과, 화학요법과 함께 정맥주사 형식으로 허셉틴을 함께 투여 받은 그룹으로 나뉘어 평가됐다.
임상 시험 결과 화학요법만을 투여하는 것에 비해 허셉틴과 화학요법을 병용했을 때 중앙생존기간이 13.8개월로 연장돼 사망 위험률이 약 26% 더 낮아졌다.
특히, HER2 유전자가 높게 과발현된 환자에서는 사망 위험률이 35% 낮아져 중앙생존기간이 16개월로 연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의 총괄 연구책임자이며 연구논문의 대표 저자인 서울대 방영주 교수는 “위암은 국내 암 발병률 중 1위를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생존기간을 크게 개선시키는 약제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강조했다.
방 교수는 “이번 연구는 허셉틴이 HER2 양성 위암환자들의 생존기간을 뚜렷하게 향상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전향적 3상 비교 임상 연구로, 앞으로 HER2 양성 위암에 있어 허셉틴 병용처방이 1차 치료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셉틴은 종양의 성장에 관여하는 HER2 라는 유전인자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치료제로, 이미 HER2 유전자가 과발현된 전이성 및 조기 유방암의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편 ‘란셋’은 세계 3대 의학저널 중 하나로 1823년 영국에서 창간된 이후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종합 의학 저널 중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허셉틴은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무병생존율을 높이고,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인정받아 1998년 미국에서, 2000년 유럽에서 승인됐고, 2006년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에 승인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에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006년에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에 승인된 상태다.
1998년 이래 전 세계적으로 약 60만명의 유방암환자에게 투여됐으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방암 치료제 중 하나이다.
또 2010년 1월에는 표적 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로 HER2 양성 전이성 위암에 대해 유럽에서, 국내에서는 2010년 3월에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국내에서 허셉틴을 사용할 수 있는 HER2 양성 환자는 전이성 위암 환자의 약 16.6 %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