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들의 모임인 병원협회가 수련병원을 지정하고 그 수련병원이 임의로 월급을 정하니 제도가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원용 회장은 전공의 급여가 병원별로 2배 이상씩 차이가 나는 문제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수련제도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이원용 회장은 23일 "전공의들에게 월급을 주는 고용주가 모여 병원협회를 만들고 이들이 수련병원을 지정하고 있다"며 "과연 공정하게 월급 등 수련문제를 평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다른 전공의들에 비해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며 저임금을 받아도 이를 평가하고 이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높은 임금을 주고 있는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수련환경의 모범사례가 될만큼 좋은 수련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하지만 저임금을 주는 병원들의 전공의들은 주당 100시간 이상을 근무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이러한 병원들은 전공의들을 수련시킨다기 보다는 저임금 노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병원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대전협의 조사결과 서울아산병원과 지방의 K병원과 연봉차이는 2배가 넘었다. 서울아산병원은 5070만원에 달한 반면, K병원은 2300만원에 불과했던 것.
특히 그는 이렇게 저임금을 주는 병원일수록 폭행과 폭언 등의 문제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수련제도에 대한 시스템이 미비하다보니 전공의들에게 대한 보호장치 역시 허점투성이라는 것이다.
이원용 회장은 "폭력이나 폭언으로 신음하는 전공의들의 민원을 들어보면 대부분이 지방의 열악한 중소병원들"이라며 "수련병원 질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러한 병원의 원장들도 병원협회의 일원으로 수련병원 지정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들이 과연 공정한 기준으로 수련평가를 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그는 하루빨리 수련병원 지정업무를 병원협회가 아닌 공익단체로 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공의 급여에 대한 국가의 재정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더이상 병원장들의 모임인 병원협회에 수련병원 지정업무를 맡겨서는 안된다"며 "또한 전공의 급여를 수련병원에서 임의로 결정하는 것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공의 수련과정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공익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수련병원에서 임의로 급여를 결정할 일이 아니라 국가재정으로 전공의들에게 지급해 병원이 전공의를 노동자로 취급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