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교부에서 공무원 특채와 관련해 사실상 '음서제도'라는 신분제도가 있어왔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의사 사회도 이미 신분제"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 아고라 토론 게시판에 게재된 <의사 사회는 이미 신분제입니다>라는 글에는 댓글이 500여개가 달리고 의사들의 반박이 이어지는 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자신을 의사로 소개한 '내외산소'는 "음서제도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의사 사회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부모가 의대 교수인 자식은 외국에서 생활하다 귀국, 재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하고 부모 입김으로 손쉽게 인기과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인기학과는 이미 교수 자제들이 차지해 있고, 자본을 바탕으로 강남 등 중심지에 개원을 하지만 보통 서민 의사들은 의대 졸업 후 야간당직이나 빚을 내서 개원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서민 의사들은 "나이 50이 넘어가면 어디에서 써주지도 않아 결국 빚으로 동네의원을 차려 근근이 유지하는 곳이 대부분"이며 "야간 당직을 하다 몸만 버리고 평생 가족들에게 생활비 갖다 바치는 ATM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또 "서민집 의사는 교수가 되려면 5년 넘게 무급으로 일해도 안될 수 있지만 의대 교수 자식은 그냥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하면 된다"면서 "교수 아들이 교수하고 교수 며느리가 교수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여곡절 끝에 의사가 됐지만 절대 제 자식들은 의사를 시키지 않겠다"면서 "한국 사회가 신분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의사 사회는 확실히 신분제 사회이고, 저는 그 중에서도 가장 하층에 속하는 계급"이라고 자조적인 푸념을 늘어놓았다.
한편 이글에 다른 의사도 '의사 신분제'가 존재한다고 지지 의견을 보내고 있다.
작성자 'Reme'는 <의사 신분제 사회 맞습니다>라는 글에서 "우선 의사 사회에 신분제는 존재한다"고 '내외산소'에 지지 의견을 보냈다.
그는 지방에서 '신분제'가 더 심하다며 TV에서 보는 명의라는 의사들의 학연, 지연, 혈연에 대해 생각해 봤냐고 반문했다.
의대 교수들 중 일부는 장래성 보이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족이 되기를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스개 소리로 교수 아들·딸은 성골, 사위며느리는 진골, 능력있는 연고없는 의사는 6두품이라는 소리가 있다"면서 "많은 의사들이 공부도 잘하고 자신감이 있음에도 교수 아들, 딸, 며느리, 사위에 밀려 동족 직군에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한다"고 토로했다.
다른 댓글에서도 "의사 사회는 점점 더 무서운 카르텔을 형성해가고 있다"며 지지하는 의견이 계속 달리는 등 네티즌 사이에선 '의사 신분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