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입찰분부터 원내외 의약품 처방 코드를 같이 하는 부산대병원이 수의계약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가 갈등에 빠졌다.
원내약 공급으로 코드를 잡아 원외 처방 시장을 잡고 싶지만, 병원 측이 제시한 할인율이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
병원 측이 제시한 할인율은 보험상한가 대비 단독품목은 15%, 경합품목은 30%다.
예를 들어 보험상한가 1000원인 약이 있다면 이 약물이 단독일 경우 850원 이하, 경합은 700원 이하로 약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만이 부산대병원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소리다.
제약업계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로 약값이 깎여도 최대한 낮은 비율로 계약해 코드가 같은 원외 처방 시장을 잡겠다는 것이 업체별 희망사항이었지만, 막상 병원측이 제시한 할인율이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
여기에 코드 입성을 위해 무리한 투찰을 할 경우 약값 인하는 물론이거니와 동종 업계의 비난의 화살도 피할 수 없는 것도 괴로운 점이다.
업계는 일단 수의계약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유찰된 대부분의 품목이 단독품목이나 오리지널이 포함된 그룹군이기 때문이다. 이는 다국적제약사 약이 대부분이라는 소린데, 이들이 병원측 할인율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혼자 살기 위해 돌출행동을 할 업체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들은 "부산대병원의 수의계약은 대부분 유찰될 가능성이 크지만, 돌발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입찰을 시장형실거래가상환제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기에 업계 모두가 자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대병원의 생각도 비슷했다.
부산대병원 물류팀 관계자는 "도매업체에서 오늘까지 가격을 맞출 수 있는 만큼은 맞췄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봐서 내일 수의계약도 많은 품목이 입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병원측은 수의 계약에서도 유찰되는 품목은 1개월간 기존업체와 계약을 하고, 10월에 다시 재입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수의계약이란 경쟁 또는 입찰의 방법에 의지 않고, 상대방을 수의로 선택해 이를 체결하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