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사가 담당하는 모 내과에서 3년간 약을 써주는 조건으로 꽤 많은 리베이트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
주는 제약사도 받는 의사도 모두 처벌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약업계 간 신규거래처(병의원) 뚫기가 한창이다.
어차피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성 판촉 활동이 당분간 어려워진다면 지금이라도 막판 피치를 올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자리잡은 까닭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전략은 장기 계약.
선지원 등을 내세워 보통 6개월, 1년 단위로 진행됐던 것과는 달리 많게는 3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었다. '선지원'이란 자사약 처방 댓가로 제약사가 의사에게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뜻한다.
국내 중소 A사 영업사원은 20일 "(쌍벌제가 임박해서 그런지) 실적 압박이 대단하다"며 "기존 거래처는 처방액을 늘리려고 하고 없던 거래처는 만들라고 하니 죽을 맛"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영업사원은 "최근에는 영업부장이 3년짜리 계약을 맺었다고 자랑했다"며 "이 조건으로 선지원, 처방액의 몇 % 등의 조건이 오갔다고 들었다. 상사는 나중에 회사로부터 (쓴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보다 적극적인 영업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토로했다.
국내 상위 B사 영업사원도 "될 수 있으면 단기 계약보다는 장기 계약을 맺어올 것을 주문한다"며 "쌍벌제도 1~2년 있으면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귀뜸했다.
때문에 올 추석도 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었다.
국내 중소 A사 영업사원은 "이번 추석에는 명절 선물이 금지됐지만, 현장에서는 몰래 몰래 다 하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지원금이 나왔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보다 적은 회사 지원금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거래처에만 선물을 보냈다"며 "하지만 영업부장한테 (처방액이) 작은 거래처는 왜 신경쓰지 않았냐고 되레 혼났다. 남들이 주춤하는 시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벌제 이전에 승부수를 던지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