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기관들이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턱없이 적은 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인력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노조가 주관하고 이애주, 최영희, 곽정숙, 유원일, 조승수, 이재정 등 총 6인의 국회의원이 주최해 29일 국회에서 개최되는 '2010 대한민국 병원을 말한다! - 병원 인력 연구 발표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23일 노조가 공개한 중간연구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의료기관들은 미국에 비해 4분의 1 정도의 적은 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노조의 조사결과 1000병상 규모로 운영중인 P국립대병원은 의사 580명을 비롯, 간호사 650명 등 총 2014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LA의 한 병원은 909병상에 불과했지만 의사 649명을 포함해 간호인력만 2926명에 달했다. 총 직원 규모는 무려 9806명, P국립대병원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514병상 규모의 대학병원도 의사 507명에 간호인력 1361명, 총 직원수가 4493명으로 병상은 P국립대병원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지만 2배가 넘는 인력이 투입되고 있었다.
병상당 간호인력도 크게 차이가 났다. 한국은 1병상당 3분의 2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었지만 미국은 3~4명에 달했다.
이로 인해 한국 병원 노동자들은 세계 각국은 물론, 국내의 타 직종 근무자들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강도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실제로 수면장애 비율을 비교한 결과 국내 노동자 평균은 5.1%에 불과했지만 간호사들은 43.8%가 수면장애를 호소하고 있었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비율도 68.7%로 전체 노동자 평균인 17.9%에 비해 크게 높았다.
피로도를 비교해도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스코틀랜드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미국이 27.2%에 불과했지만 한국 간호사들의 피로도는 무려 70.4%에 달했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국제적인 노동강도 비교를 위해 산하병원 79개, 총 1만91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상반기 내내 설문을 실시했다"며 "관련 단체와 정당, 국회의원들과 연대해 인력확충의 필요성을 알리는 근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연구발표회와 국제세미나를 계기로 그동안 각 나라별로 진행된 간호사 등 병원 인력 확보문제와 각국 병원의 현장 공동조사 결과를 하나로 묶어 공동 자료집을 제작해 발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