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이 12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을 신축하면서 과거 강남성모병원 건물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의료원은 실용성과 더불어 가톨릭의 상징성을 보일 수 있는 활용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각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오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톨릭의료원 이동익 의료원장은 26일 "강남성모병원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몇몇 계획이 심도있게 논의됐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강남성모병원은 불과 1년전까지만 하더라도 830병상으로 운영됐던 규모있는 건물이다. 그렇기에 서울성모병원 설립을 검토하면서부터 건물의 활용방안에 대해 수많은 논의가 오고갔던 것이 사실.
당초 의료원은 이 건물의 병상을 그대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새롭게 지어지는 서울성모병원의 1200병상에 구 강남성모병원의 830병상을 더해 2000병상의 초대형 병원을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원은 서울성모병원 설립이 확정되자 강남성모병원이 2000병상 규모의 초 대형 병원으로 다시 태어난다며 홍보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신축 건물과 구 건물간에 시설과 장비 차이는 물론, 의료진과 환자들의 동선이 비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의료원의 고민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의료원은 서울성모병원은 병상 중심으로, 강남성모병원 건물은 교수 연구실로 사용한다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이 또한 동선과 효율성의 논리에 밀려 무산됐다.
이후에는 현재 서울성모병원에 포함된 병원내 병원인 가톨릭 암병원을 이전하는 계획도 세웠었다.
실제로 이 계획은 상당 부분 논의가 진행됐었지만 내부적인 사정 등에 의해 최근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현재 강남성모병원 건물은 일부만 교수들의 연구실로 사용되고 있을 뿐 상당 부분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사실 서울성모병원이 과거 강남성모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규모가 커지면서 모든 시설과 장비, 의료진까지 다 옮기고도 공간이 넉넉했다"며 "거기에 성의회관까지 신축하면서 사실상 지금으로서는 의대-병원을 통털어도 공간이 남았으면 남았지 모자라지는 않는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의료원은 이 건물을 연구시설로 리모델링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추적인 시설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동익 의료원장은 "가톨릭 의과학연구원을 최적화된 환경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며 "이에 맞춰 강남성모병원 건물을 연구시설로 활용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