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이사장 박영배)는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카바(CARVAR) 수술이 비윤리적이라며 수술 중단을 촉구했다.
심혈관 진료의 최고 전문가집단이 보건의료연구원의 카바 수술 검증 보고서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송명근 교수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게 됐다.
대한심장학회는 8일 송명근 교수의 카바 수술과 관련한 4차 성명서를 발표했다.
심장학회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표한 <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후향적 수술성적 평가연구> 보고서에 대해 일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심혈관질환의 치료와 연구의 주관 학회인 대한심장학회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설명했다.
심장학회는 "카바 수술과 관련된 잘못은 크게 두 가지"라면서 "적응증이 안되는 다수의 환자들에게 비윤리적으로 시술됐고, 우리 학회가 지적한 유해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송 교수 본인이 소유한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이용해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미한 환자에게 시행한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것이다.
심장학회는 "경미한 환자가 전체 환자의 최소 13% 이상으로, 이들에게서 사망을 포함한 유해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윤리적인 문제로서 송명근 교수는 윤리적, 법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분명히 했다.
또 심장학회는 송명근 교수가 "카바수술은 수술 위험과 단점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수술 적응증이 안되는 환자에서 조기 수술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심장학회는 "이런 주장은 심장판막질환에서는 전혀 인정이 되지 않으며, 세계적으로 그런 유례가 없다"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 심각한 윤리의식의 결여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심장학회는 카바 수술이 기존 수술에 비해 고비용의 치료법이며, 상대적으로 증상이 경미하고 건강한 환자들에게 시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재수술율, 긴 입원기간, 높은 출혈 합병증, 과도한 심내막염 발생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장학회는 "카바 수술은 과도한 심내막염 발생을 막기 위해 놀랍도록 장기간 항생제를 투여하고, 관상동맥 개구부 협착을 포함한 높은 중요 합병증, 높은 수술 실패율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장학회는 "카바 수술은 수술 적응증이 되지 않는 다수의 건강한 환자들에게 시행해 사망률이 과소평가됐을 수 있고, 수술 후 외래 진료를 받지 않아 추적 관찰되지 않는 44명에 대한 사망여부가 확인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심장학회는 카바 수술에 사용되는 윤상성형용 고리가 CE 마크 인증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견해를 표명했다.
심장학회는 "CE 마크는 완구류도 받도록 되어 있는 생산기술 및 규격에 대한 인증으로, 품질에 대한 인증도 아니며, 더욱이 환자의 생명과 관련이 있는 카바 수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과는 전혀 별개"라면서 "더 이상 허위 선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심장학회는 송 교수가 카바 수술과 관련해 발표한 3편의 학술논문 역시 중복투고, 이중게재, 허위사실 기재, 데이터 조작으로 판명돼 의학자로서 근본이 되는 윤리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심장학회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심장학회는 "카바 수술은 즉시 중단돼야 하며, 윤상성형고리의 인허가 및 카바 수술 조건부 비급여고시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시행된 카바 수술의 비윤리성과 유해성은 의학적으로 명백하며 학문적인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