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의 일반인 진료가 허용되자 의료생협 인근에 위치한 개원가에서는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의사협회는 지난 6월 의료생협의 비조합원 범위를 축소해 줄 것을 담은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했지만 공정위는 "의료기관간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의견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일반인 진료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벌써부터 환자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보건소에서 방역 기능뿐만 아니라 진료 업무까지 하고 있어 개원가에 경쟁 부담이 있는데 의료생협까지 일반인 진료까지 확대되면 경영난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서울의료생활협동조합 인근에 위치한 Y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이같은 우려 목소리를 내며 의료생협의 일반인 진료 허용 소식에 "참담하다"는 심정을 내비췄다.
현재도 독감예방 접종만 하더라도, 보건소의 싼 가격 때문에 보건소를 찾는 환자가 몰리고 있는 판에 의료생협까지 일반인 진료를 하면 인근 개원가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정부는 말로만 1차 의료기관을 살린다고 하지만 실상은 반대"라며 "보건소, 의료생협과 개원가는 경쟁해야하는 처지에 몰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K 이비인후과 원장도 비슷한 우려 목소리를 냈다.
그는 "보건소 외에도 최근 비영리 단체의 무료 검진, 접종 등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저가 공세 등 불공정한 경쟁 때문에 개원가는 계속 경영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의료생협은 2006년 기준으로 서울, 인천, 대전, 서울,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약 8800여 세대 이상의 조합원을 갖고 있지만 향후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의료생협은 30인 이상의 발기인과 300인 이상 설립 동의자를 갖춘 후 지방자치단체의 인가를 받으면 개설이 가능해, 절차가 크게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