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공의 출산 문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련제도 개선과 수가조정이 검토돼야 한다."
연세대 노성훈 교수는 국립중앙의료원 주최로 지난 12일 열린 여성 전공의 출산 관련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여 전공의 출산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법적으로 보장된 3개월의 출산휴가의 이면에는 수련기간 규정과 동료들의 업무 부담이라는 장애물이 놓여있다.
전문의 양성을 위한 피교육생이자 24시간 대기 중인 노동자인 전공의 사회에서 오죽하면 ‘나의 임신은 축복이요, 너의 임신은 재앙’이라는 말이 회자되겠는가.
상명하복의 도제화된 수련교육 체계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지금도 전공의 임용시 임신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것을 짐착하게 하는 대목이다.
수련병원에서는 법적으로 출산휴가를 보장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동료 전공의들은 당직과 가중된 업무부담으로 같은 과 전공의 임신을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언제까지 여 전공의 출산 문제를 방치할 것인가.
여 전공의 수가 전체 전공의들의 35%에 달하고 있지만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외과계에 미친 신들린 여성 ‘칼잡이’를 찾기는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한 대학병원 전공의 대표는 “여성 전공의 출산을 담보하지 못하는 수련제도의 문제점도 있지만 동료 전공의들은 제발 내가 있을 때 임신하지 말기를 바라고 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인권위원회가 출산휴가 보장을 부르짖고, 복지부는 출산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최일선에 놓인 전공의들의 출산에 대해서는 수련병원 원장과 진료과 교수, 심지어 동료 전공의까지 발을 빼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