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국장급 인사에 따른 의료정책 예상도
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관을 비롯한 국장급을 전면 교체하면서 의료계와의 샅바싸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진수희 장관은 27일자 국장급 19명의 인사 발령을 통해 보건의료와 복지 분야의 인사교류를 전격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이동욱 보건의료정책관과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의 전진 배치이다.
이동욱 국장(45, 행시 32회)은 보험급여과장과 복지지원과장, 장애인정책국장, 및 연금정책관 등을 거친 고위공무원으로 보건의료 분야의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대변인을 담당하면서 폭넓은 시야와 행정 감각을 지니고 있어 향후 정책수행 과정에서 보건의료계와의 조정 역할을 담당하는 특명을 부여받았다는 평가이다.
무엇보다 전담의사제 도입 등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등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안의 야전사령관으로 어떤 방식의 소통과 중재, 추진력을 발휘지가 주목된다.
이동욱 국장은 “이제 발령돼 뭐라고 답하긴 어렵다”면서 “과장들과 정책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원칙하에 의료제도가 발전되도록 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건강정책국장으로 발령된 임종규 국장(54, 행시 34회)의 컴백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과거 의료정책팀장을 담당하면서 의료법 개정의 실무를 진두지휘한 임 국장은 악평과 호평을 동시에 받은 인물이다.
올해 초에도 유통투명화 방안의 일환으로 발표된 시장형 실거래가제와 의원급 처방총액 인센티브제의 실무 책임자로서 위급 상황시마다 복지부의 리베로인 '소방수'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에도 의료계 및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는 건강관리서비스 법제화라는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임종규 국장은 “건강관리서비스는 이미 대통령께 보고된 사안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건의료가 국가 미래산업으로 성장하고 국민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국장들 사이의 코워크(co-work) 역할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건강보험정책관으로 임명된 고경석 국장(56, 행시 24회)도 주시할 인물이다.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의 유지·발전을 모터로 만성질환자와 노인층의 급증하는 건보 지출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게됐다.
고 국장은 다년간의 보험정책과장 경험을 바탕으로 수가협상에서 결렬된 의원급의 내년도 수가 책정을 위한 중재 역할이라는 첫번째 임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정책실을 총괄하는 손건익 실장(행시 26회)보다 행시 선배인 고경석 국장은 “가장 어려울 때 막중한 중책을 맡게 된 것 같다”면서 “선후배에 개의치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수희 장관을 중심으로 최원영 차관과 손건익 실장의 지휘통제아래 이동욱 국장이 의료정책을, 임종규 국장이 건강정책을 채찍질하면서 고경석 국장이 건강보험으로 중심을 잡은 삼각 편대 방식의 진용을 갖춘 모양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