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빅5' 국내제약사들(12월 결산)의 명암이 엇갈렸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제약업계 전통의 강자들은 부진했고, 녹십자, 종근당 등 신흥세력은 급부상했다.
▲ 동아, 유한, 한미 '설상가상'…매출 정체에 수익성 악화까지
먼저 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의 3분기 매출액은 212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081억원)에 비해 1.92%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간 분기 매출액 성장률이 10%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부진을 알 수 있다.
영업이익(295억원) 역시 전년동기(282억원) 대비 4.61% 성장에 머물렀고, 순이익(112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207억원)과 견줘 무려 45.89%나 급감했다.
사정은 유한양행도 마찬가지.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액(1578억원)과 순이익(289억원)은 전년동기대비 제자리걸음했고, 영업이익(176억원, -10.20%)은 오히려 역주행했다.
특히 한미약품의 부진은 심각하다.
지난 7월 인적분할(한미홀딩스/한미약품)로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회사가 공개한 3분기 영업실적은 가히 '어닝쇼크'다.
쌍벌제 관련, 의사들의 원성이 여전히 남아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비만치료제 '슬리머'(리덕틸 개량신약)의 시장 퇴출이 주된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55억원)은 사상 첫 손실을 보였고, 매출액(1508억원)은 줄었다. 순손실 역시 55억원이나 됐다.
▲ 녹십자·종근당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증가
반면 녹십자와 종근당은 외형성장과 수익성(영업이익과 순이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독감백신 효과를 두둑히 본 녹십자는 3분기 매출액이 1919억원으로 전년동기(1590억원)대비 20.69% 껑충 뛰어올랐다.
영업이익(344억원)과 순이익(294억원)도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65.38%, 92.16% 급증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백신과 수출 부문의 확대로 양호한 외형 성장이 이뤄졌다"며 "독감 백신과 A형 간염 백신의 높은 성장으로 백신 부문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2.9% 성장했다. 수출 부문도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 증대로 38.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 역시 괄목한만한 성장을 보였다.
매출액(1054억원), 영업이익(163억원), 순이익(110억원)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5.32%, 32.52%, 10% 모두 늘었다.
특히 3분기 누계 매출액은 3118억원으로, 기업 사상 최초로 4000억원 돌파가 유력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