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 투약, 내시경 성추행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의료윤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일련의 사건들은 의사들에게 ‘과연 나는 의료윤리를 지키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우리나라의 의료윤리 현주소를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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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의료계에 확산되고 있는 의료윤리
중> 끌고 갈 것인가, 끌려갈 것인가 하> 해외 의료윤리 어디쯤 와있나
“비윤리적 의사, 블랙리스트 공개” - 미국의사협회 매튜K 위니아 윤리위원
미국의사협회(AMA:American Medical Association)윤리위원회 매튜K 위니아(Matthew K. Wynia)위원은 미국의사협회는 회원들의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 의사면허취소 권한을 가졌다고 했다.
그는 “해당 의사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사안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마약 판매를 하는 등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사면허를 박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의사면허제도는 각 주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면허관리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각 주별로 의사면허관리국을 두고 있으며 여기서 민원을 접수받아 유권해석을 해주고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는 면허 취소 등 중징계를 내리기도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윤리에 반하는 행동을 한 회원에게 회원 제명조치가 전부인 것과 달리상당한 권한을 가졌다.
위니아 위원은 “미국 또한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의사면허정지 등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회원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제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사협회는 의료윤리에 반하는 행동을 한 의사에 대한 자료를 전국의 병원, 보험회사에 공개해 해당 의사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이는 해당 의사의 협회 탈퇴여부와 무관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윤리를 어긴 의사는 의료기관에 다시는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의사윤리강령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실, 미국의 모든 의사들이 의사윤리강령을 숙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절대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환자와의 의료분쟁으로 법정에 섰을 때 의사윤리강령을 준수했느냐의 여부가 형량을 결정하는 데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 있어 의사는 환자의 건강에 관한 영원한 네비게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의 발달로 간혹 환자가 의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많은 의료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아무리 환자들이 의학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해도 의사의 역할을 분명 존재한다”며 “의사는 환자의 건강에 대해 현명한 네비게이터가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의료관광, 환자 권익 빠르게 신장” -싱가폴대 의과대학 재클린 친(Jacqueline Chin)교수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동등해진다는 게 어떤 부분에선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싱가폴대 의과대학 재클린 친(Jacqueline Chin)교수는 싱가폴에 의료관광 산업이 활성화 된 이후의 변화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싱가폴은 의료관광을 키워야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산되면서 환자의 위치가 급부상하면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편안해진 반면 의사에 대한 신뢰감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의사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법을 결정하는 역할을 유지해야한다”며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또한 그는 “환자들이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의학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어떤 의료행위가 적절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라며 “환자는 의사의 판단을 믿고 진료에 임할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한편, 의료윤리를 어긴 의사들에 대한 처분과 관련해서는 “싱가폴은 작은 나라로 만약 심각하게 의료윤리를 위반한 사례가 있는 경우 언론은 물론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기 때문에 해당 의사에게 치명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