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여파로 병원 경매물건이 쏟아진 작년의 악몽이 올해도 계속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소병원의 경매 건수는 전국 197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수도권은 41건이다.
2007년 58건, 2008년 73건 수준이던 것이 2009년엔 183건으로 2008년도 대비 150.7%나 증가했다.
올해는 2009년 대비 소폭 상승한 197건을 기록했지만 2008년 대비로는 170%나 늘어난 수치로 결코 적은 편은 아니다.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강은 팀장은 병원 경매 급증에 대해 "수도권이나 지방 일부 지역엔 병원이 과밀된 곳이 있고 이런 곳에선 수익이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며 경기 침체에 이어 무리한 사업 투자와 확장 부담을 이기지 못한 병원들이 속속 경매에 나오는 것으로 경매 급증 현상을 풀이했다.
대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하우스 푸어'가 증가하면서 경매물건이 급증한 것처럼 투자나 확장으로 무리한 대출 부담을 이기지 못한 병원들이 경매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수도권과 지방의 병원 경매 낙찰률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낙찰률은 70%가 넘지만 지방은 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은 팀장은 "상가 내 의원을 제외한 순수 중소병원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도권에서 41건이 진행됐고 낙찰율은 69.9%에 이른다"고 전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낙찰률은 38%에 그치고 있다. 낙찰률 뿐만 아니라 낙찰가율도 수도권과 지방은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강 팀장은 "일산 동구에 위치한 C병원은 감정가 59억원에 47억에 낙찰됐다"며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70% 후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수도권의 병원 낙찰가율은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병원의 경매물건만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괜찮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반면 전국 병원의 낙찰가율은 작년 60%에서 올해는 54%로 떨어졌다"며 "병원을 감정가 대비 거의 반값에 살 수 있지만 수요자가 없어 낙찰가가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강 팀장은 "병원은 부동산의 경기 영향도 있지만 병원이라는 특수성도 작용한다"며 "용도변경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 다른 원장들도 경매로 나온 건물에 들어가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낙찰률이 저조한 현상을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