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 중 R&D 투자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LG생명과학과 한미약품이 최근 계속된 실적 부진에도 아랑곳 않고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올바이오파마, 유나이티드제약 등 일부 중소제약사(3분기 누계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는 전체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쓰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광동제약, 근화제약, 이연제약, 동국제약 등 일부 기업들은 투자에 인색했다.
17일 <메디칼타임즈>가 3분기 누계 매출 700억원 이상의 제약사(12월 결산)의 R&D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구개발 투자에 활발한 곳과 인색한 곳의 차이가 뚜렸했다.
먼저 잘하는 곳은 LG, 한미, 한올, 유나이티드 등으로 나타났다. 모두 총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 것.
특히 LG와 한미은 최근 계속된 실적 부진에도 R&D 투자를 꾸준히 이행한 케이스다.
LG는 올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 20%(19.5%)에 육박하며, 상장 제약사 중 가장 점유율이 높았다. 아직 3분기 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30일 예정)하지 않았지만, 투자 비율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도 마찬가지.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5%(14.69%)에 가까웠고, 투자액(824억원)은 가장 많았다.
최근 여느 상위제약사 중에서도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오너의 투자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이 회사는 3분기까지 영업손실만 10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기업은 한올과 유나이티드.
이들 모두 3분기 누계 매출액이 1000억원 이하인 중소제약사인데, 전체 매출액의 각각 11.07%와 10.2%를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종근당도 9.7%의 R&D 비율을 보이며 투자에 힘썼다.
▲ 매출액 대비 R&D 비중 5% 미만 기업 '수두룩'
반면 제약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의약품 투자개발에 소홀히 한 회사도 많았다.
대표적인 곳은 광동제약.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32억원이 전부였다. 전체 매출액의 1.5% 해당되는 금액이다.
다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음료 사업 부문을 제외하면 의약품에 대한 R&D 비중은 크게 올라간다.
이밖에 근화제약(2.7%), 이연제약(3%), 동국제약(3.2%), 대원제약(3.24%), 제일약품(3.36%), 경동제약(3.4%), 한독약품(3.7%), 신풍제약(3.8%), 삼진제약(3.81%) 등도 투자에 인색했다.
국내 모 상위사 임원은 "정부가 연구개발 잘하는 기업은 혜택(약값 인하시 인하폭의 일정 부분을 면제해주는 등)을 주고 안하는 기업은 구조조정 대상임을 분명했지만, 늘 하는 곳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 개발 부문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를 봐야하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오너 의지가 없으면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기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