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남성을 위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해마다 쑥쑥 크고 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700억원 후반대에서 정체 현상을 보였던 이 시장은 작년 860억원대로 훌쩍 성장하더니 올해는 3분기까지만 약 700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통상적으로 연말에 발기부전약 처방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950억원 이상의 처방액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발기부전약 보유 A제약사 관계자는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의 발기부전 치료 의지는 100%에 가깝지만, 실제 치료율은 10%에 불과하다"며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 등으로 인식 전환이 이뤄진다면,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고 내다봤다.
◆ 누가누가 빨리 크나…비아그라 '부동의 1위' 시알리스 '급성장'
현재 국내에 나온 발기부전약은 총 6종.
원조약 비아그라를 포함해 시알리스, 자이데나, 엠빅스, 레비트라, 야일라 등이다. 야일라의 경우 오리지널인 레비트라의 상품명만 바꾼 것으로 사실상 5종이 유통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장 1위 품목은 단연 비아그라. 10여 년전 출시 이후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IMS 데이터 기준 지난해 349억원의 처방액을 보인 비아그라는 올 3분기까지도 278억원의 처방액을 발생시키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계 처방액(264억원)과 비교해도 5.3% 증가한 수치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보통 발기부전 환자들은 여러 제품을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패턴을 보이는데, 최종 선택은 결국 비아그라였다"며 "그 원인으로는 타 제품보다 우수한 발기강직도가 한 몫 작용했다"고 말했다.
2위와 3위 품목은 하루 한 알 제형을 보유하고 있는 시알리스와 자이데나.
특히 시알리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이 제품은 3분기 누계 처방액이 2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80억원)과 비교해 22.22% 급증했다. 가장 먼저 출시된 하루 한 알 제형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하루 한 알 복용하는 시알리스 제형은 36시간 동안 효능이 지속되는 시알리스의 강력한 발기력 효과로 인해 나올 수 있는 신개념 치료제"라며 "약효 지속시간이 짧은 타 약제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위를 마크 중인 자이데나도 3분기까지 140억원 어치의 처방액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억원 어치 처방이 늘며 선전했다.
나머지 3품목의 처방액은 미미했다. 3분기까지 엠빅스(24억원), 레비트라(22억원), 야일라(16억원)는 15억~25억원 어치를 처방하는데 그쳤다.
◆ 중외 "내년 하반기 비아그라보다 빠른 발기부전약 출시"
내년에는 국산 발기부전신약 1종이 더 추가될 예정이다. 자이데나에 이은 두 번째 국산약은 중외제약의 '아바나필'
이 약의 가장 큰 특징은 속효성이다.
실제 이 약은 국내 14개 종합병원에서 208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 결과, 최대 1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 시판중인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기존 약물보다 발현시간이 2배 가량 빠른 것이다. 이들 치료제는 30분 이상 기다려야한다.
회사측은 내년 국내 출시를 위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품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와 네이밍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아바나필'의 속효성과 우수한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작년 출시한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트루패스'와 함께 비뇨기과 분야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겠다. 연간 300억원 대 품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