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응급약국과 연중무휴약국 시범사업에 대해 약사회와 시민단체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3일 대한약사회는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심야응급약국·연중무휴약국 시범사업 평가회'를 열고 지난 7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시행되는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 평가와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평가회에서는 심야응급약국 회원을 포함한 대한약사회 관계자 외에도 복지부, 시민단체, 언론사 등 심야응급약국 사업을 바라보는 다양한 의견 주체들이 참석, 토론을 벌였다.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은 개회식을 통해 "그간 당번 약국 제도를 시행했지만 국민들이 약국을 찾기 힘든 불편이 있었다"며 "심야응급약국은 이런 불편을 해소, 안전하고 편리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심야응급약국의 편의성 강조했다.
이어 주제발표를 맡은 대한약사회 구본호 국민불편해소TF팀장은 야간 근무에 따른 높은 약사 인건비와 적자 경영의 보전 방안 등 경영난 해소를 화두로 던졌다.
대한약사회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심야응급약국의 운영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의 20%를 수익으로 산정시 시간당 평균 수익은 4720원으로 이는 시간당 인건비인 2만5000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야응급약국의 월평균 총수입은 113만원 수준으로 새벽 6시까지 운영하면 약국당 월 6백여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본호 팀장은 심야응급약국은 약사 회원들의 희생을 전제로 시행된 만큼 ▲최소한의 경영수지 확보를 위한 재정적 지원 ▲공중보건약사제도 도입 ▲의약품취급소를 관내 약국 전환할 것 등을 제언했다.
반면 일반약의 슈퍼 판매를 지속적으로 주장한 경실련은 이같은 약사회의 심야응급약국 지속 주장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경실련 정승준 보건의료정책위원은 "경북, 강원에서는 심야응급약국이 하나도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 의약품 이용 편의성과 접근성이 개선될지에는 의문이 든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에 따르면 경실련은 10월 중간 모니터링 결과 59회 심야응급약국을 방문했으나 문 닫은 약국이 11차례 확인됐고 35번의 의약품 구매시 10번은 복약지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주 위원은 "시범사업 평가는 약사회가 되면 공치사를 하기가 쉽다"면서 "다양한 단체의 참여 하에 국민의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고 심야응급약국의 신중한 도입을 요구했다.
한편 복지부 방혜자 사무관은 "이번 시범사업 평가에서 나온 다양한 제언들을 바탕으로 내년도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당번 약국의 인센티브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