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SK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국내 1위 초음파 의료기기 회사인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신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헬스케어 그룹의 면모를 갖췄다.
특히 삼성그룹내에 연구부터 임상, 제품화까지 진행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다는 점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가질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슨의 최대 주주인 칸서스 자산운용은 최근 보유지분 40.94%를 삼성전자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메디슨의 최대 주주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3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메디슨을 인수한 것은 헬스케어 그룹의 위용을 갖추기 위한 막바지 수순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 헬스케어 사업을 신 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
이를 위해 삼성그룹은 이미 X-ray 업체인 레이 등 관련 업체들의 인수에 나서는 한편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을 위한 세부 추진계획 마련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에 맞춰 그룹 계열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기는 바이오 부품 사업부를 신설하고 헬스케어 산업을 위한 하드웨어 마련에 나선 상태며 삼성 SDS는 병원 전산화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영상 진단장비인 '포터블 X선 디텍터'를 개발, 이미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의료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임상연구는 삼성의료원이 담당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갖춘 생산화 능력에 동력을 제공하는 역할.
이를 위해 삼성의료원은 미래의학연구소, 삼성 암연구소 등 각종 연구소를 신설하고 임상시험센터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바이오 산업의 첨병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의료원과 삼성전자, 성균관대학교 등 범 삼성 계열의 핵심 브레인을 모아 성균관-삼성 융합의과학원을 설립하고 BT 연구인력 양성도 시작했다.
삼성의료원 기초, 임상교수 20여명과 성균관대 이대, 공대 교수,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 삼성 SDS 등 산업체 핵심인력이 모인 이 과학원은 삼성그룹내 산-학-연을 잇는 고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성균관대학교와 삼성의료원에서 나오는 연구결과를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 SDS 등이 실용화시키고 메디슨 등 이미 판로를 구축하고 있는 인수 업체를 통해 이를 판매하는 컨베이어가 완성된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네트워크와 자금을 앞세운 삼성그룹이 헬스케어 산업의 공룡으로 부상하면서 과연 국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또한 글로벌 의료산업을 이끌겠다는 삼성의 야심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