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8일부터 리베이트 쌍벌제법이 본격 시행됐다. 이 법은 입법과정부터 특정제약사 불매운동, 오리지널로의 처방 변경 등 의료현장에 변화를 몰고오며 무수한 화제를 뿌렸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쌍벌제 입법과정부터 제도 시행 이후 의료계와 제약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보고, 서로 상반된 시각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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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쌍벌제 이후 변했다" vs "그대로다"
<2> "경조사비·명절선물 금지 너무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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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영업사원의 노무 및 편익제공에 대해 의사들은 쌍벌제법 이후 대체로 감소했다고 했지만, 막상 영업사원들은 일부 줄긴했지만 아직 여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쌍벌제법은 시장경제에 맞지 않고 과한 면이 있지만 시행된 만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리베이트 근절 효과에 대해서는 의사과 영업사원 모두 반신반의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의사 188명(개원의 150명, 전임의 및 봉직의 16명, 교수 8명, 기타 14명)과 제약사 영업사원 100명(국내사 80명, 외자사 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쌍벌제법 이후 의료현장의 변화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는 의사(83%)과 제약사 영업사원(90%) 모두 '그렇다'라는 대답이 절대적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의사는 '의사-영업사원 관계 변화'(27%)와 '제약사의 경제적(리베이트) 지원'(26%) 부문이 기존과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이어 '약 처방 패턴 변화'(22%), '영업사원 방문 빈도'(14%), '제품설명회 및 학술집담회 빈도'(11%) 순으로 변화를 실감했다.
영업사원은 '리베이트 제공'(43%)과 '의사-영업사원 관계 변화'(43%)를 가장 큰 변화로 꼽았고, '제품설명회 및 학술집담회 빈도'(29%) 역시 크게 감소했다고 답했다.
여기서 의사-영업사원 관계 변화를 선택한 응답자는 이전보다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뜻이며, 영업사원 방문 빈도, 제품설명회 및 학술집담회 빈도, 제약사의 경제적 지원 변화는 기존보다 줄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 약 처방 패턴 변화는 오리지널 처방이 늘었거나 특정제약사 약처방을 중단했다는 뜻이 포함됐다. 이번 질문에는 복수 응답이 허용됐다.
"쌍벌제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아"
다수의 의사들은 '쌍벌제법이 시장경제에 맞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57%)을 보였다.
영업사원은 '시장경제에 맞지 않다'는 의견(38%)도 많았지만 '일단 시행된 만큼 과해도 지켜야 한다'는 의견(37%)이 상당했다.
쌍벌제법이 리베이트 근절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의사와 영업사원 모두 반신반의했다.
국내 모 제약사 임원은 "복제약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산업 특성상 리베이트 없이는 약 처방을 이끌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쌍벌제 이후 잠시 조용하겠지만, 조금 지나면 기상천외한 리베이트 방법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사 "영업사원 노무·편익제공 줄었다" 제약 "여전하다"
반면, 영업사원의 노무 및 편익제공에 대해서는 상충된 답변이 나왔다.
의사들은 '줄었다'는 의견(75%)이 대다수인 반면, 영업사원은 '쌍벌제 이전과 비슷하다'는 의견(48%)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영업사원은 "쌍벌제 이후 금전적인 지원이 회사 차원에서 차단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편익과 노무를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제약사에서 편익과 노무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를 하는 탓에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예전과 다를바 없다는 것이 영업사원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내과 개원의는 "쌍벌제 이후 영업사원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만나고 있지 않다"며 "당연히 그들이 제공하던 편익 등은 줄었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