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체가 신년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직원 눈치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누군가 인사에 불만을 가져 내부고발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기인사는 인력 구조조정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는 점에서 퇴사자까지 발생할 수 있어 이들의 고민은 깊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많은 국내 제약업체들은 신년을 맞아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실제 업계 1위 동아제약를 비롯해 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보령제약 등 국내 상위 업체들과 안국약품, 삼진제약, 대원제약 등 중소형 업체들은 최근 정기 인사를 가졌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인사 불만자가 생겨나지 않았을까 불안한 입장이다. 내부고발 등 인사 불만자들이 극단적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상위 A제약사 인사 관계자는 "해마다 신년이면 전년도 실적 등을 평가해 정기인사를 단행해 승진자와 탈락자가 나뉘게 된다"며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인사 발표에 앞서 면담을 갖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인사 과정에는 누구나 불만을 가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시기에 행여나 내부고발 등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회사가 입는 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기분 좋아야 할 정기인사 시즌이 살얼음 판을 걷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고위 임원급 인사는 더욱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B제약사 임원은 "고위 인사의 경우 회사 기밀 등에 대해 자세히 알기 때문에 인사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경쟁 업체로 떠나버리거나 내부고발 등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손 쓸길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들이 가진 통장에는 리베이트 거래 내역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쌍벌제 등으로 험악해진 분위기가 만들어 낸 산물이라는 시각이다.
국내 업계 C제약사 관계자는 "업계가 혼란스러우니 예전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며 "제약업종에 전반적으로 깔린 분위기가 만들어 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