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 신고포상금제 등의 영향으로 영업사원발 리베이트 고발이 현실화되면서 제약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거제시보건소에서 발생한 공보의-제약사 리베이트 사건도 모 제약사 직원의 제보로 세상에 알려졌고, 인천 경찰이 적발한 의사 22명 등 60명의 불구속 입건 사례도 내부 제보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
업계는 이같은 사례가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려의 한 목소리를 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거제, 인천 등 최근 잇따른 리베이트 사건은 모두 제보를 바탕으로 이뤄진 수사로 확인됐다. 이미 거제는 직원 제보가 확인된 상태며, 인천 역시 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조사한 해당 경찰서도 최초 고발자의 자료가 신빙성이 있어 수사를 착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내부 고발자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국내 A제약사 임원은 "내부고발자 제보는 상당히 구체적일 수 밖에 없다"며 "경찰도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자료에 신빙성이 있는 만큼 경찰에게(의약품 리베이트 제보는) 실적올리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의약품 리베이트는 국민 건강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터트리면 큰 주목을 받게 돼 있다"며 "여기에 쌍벌제 하에서는 리베이트 받은 의사도 형사처벌이 가능해 수사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문제는 앙심을 품은 회사 직원이 제보를 할 경우 마땅한 대비책이 없다는 것이다. 애사심만 무턱대고 강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것이 업계의 하소연이다.
국내 B제약사 영업본부장은 "엄연히 기업에서는 고용주와 고용인 관계가 있지만, 최근에는 내부고발 우려 때문에 실적 압박도 눈치를 보고 있는 상태"라며 "회사 차원에서도 쌍벌제 이후 실적 압박을 자제하라는 방침이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국내 C제약사 관계자도 "우려했던 영업사원발 리베이트 고발이 현실화되는 느낌"이라며 "최근 리베이트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매일 아침 기사 보기가 사실 겁난다. 애사심만 강조하기에는 시대가 너무 변했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