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체간 '가스모틴' 제네릭 경쟁이 과열될 조짐이다. 일부 제네릭사들이 선지원을 미끼로 개원가에 자사약 밀어넣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스모틴'(기능성 소화불량치료제) 특허 만료일이 오는 3월로 다가오면서 생겨난 현상인데, 업계는 이 약물이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대형 제네릭 시장이라는 점에서 너도나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 바라봤다.
벌써부터 제2의 가나톤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작년초 '가나톤' 제네릭 보유사들의 리베이트 행위를 포착, 제품 출시 전 해당사들을 한 자리에 불러놓고 불법 행위 금지 각서 쓰기, 처방내역서 및 사업계획서 제출 등 사상 초유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모틴 제네릭을 허가받은 업체는 한미약품, 종근당, 보령제약 등 상위 업체와 대원제약, 안국약품, 휴온스 등 중소형 업체를 포함해 수십여 곳에 달한다.
문제는 이중 일부 업체가 자사약 처방을 위한 불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이들은 의사에게 일정기간 동안 일정량을 써주겠다는 구두 약속 등을 받고 그 대가로 금품 등을 제공하는 선지급을 약속했다.
국내 모 제약사 영업사원은 "쌍벌제 등으로 조심스럽긴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며 "작년 말부터 (가스모틴 처방을 위해) 선지원을 내세워 영업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쌍벌제 영향인지) 예전보다 많은 의사들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한 곳도 많다"며 "개중에는 이정도 선지원으로는 처방을 내기 어렵다고 은근슬쩍 압박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도 "물밑에서 가스모틴 제네릭 시장 선점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선지원 등 적극적인 회사 지원으로 계약을 따내는 영업사원들이 내심 부러울 때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우려 일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산업 특성상 이 같은 현상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눈앞의 이익만 쫓다가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더 이상 리베이트로 성장을 꿈꾸는 회사는 살아남기 힘들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참아야한다"며 아쉬워했다.
쌍벌제 등으로 영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지만, 올해 처음 나온 대형 신약 특허 만료에 일부 제약사들은 여전히 나쁜 습관을 끊지 못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