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시행된 '리베이트-약가 연동제' 이후 수면 아래로 잠복해 있던 의약품 리베이트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오는 27일 특허만료되는 오리지널 '가나톤'(위장관개선촉진제)을 놓고 일부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
제네릭 보유 업체들은 이 약물이 앞으로 2년간 특허만료되는 오리지널 중 가장 큰 품목이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보는 분위기다. '가나톤'은 지난해 350억원 이상(IMS 데이터) 어치 이상을 처방한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국내 모 제약사 영업사원은 12일 "최근 정부 감시 강화로 다들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지만, 가나톤만은 예외"라며 "앞으로 대형 합성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가 크게 줄어드는 만큼 (위험 부담이 크지만)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같은 중소제약사의 경우) 리베이트 걸려서 (해당 의약품) 20% 깎이나 리베이트 안줘서 처방을 못 받는 거나 매한가지"라며 "3개월간 100/200(처방액의 200%)를 주기로 이미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가나톤 제네릭의 시장 선점이 내년에 있을 '가스모틴' 제네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모틴'은 내년도 3월에 특허 만료되며, 이미 64개의 제네릭이 품목 허가를 마친 상태다.
또 다른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은 "가나톤 처방 극대화를 위해 지난주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며 "다만 그간의 회사 이미지가 돈 주는 회사로 낙인된 만큼 상당히 조심스레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다. (의사와 약속한) 처방액의 선·후지급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쟁은 내년에 있을 가스모틴 제네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다른 곳에 비해) 총알(리베이트 규모)이 부족한 점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요즘같은 시기에 리베이트가 웬 말이냐'는 반응도 있었다.
국내 모 제약사 관계자는 "'가나톤'은 지난 8월 리베이트-약가 연동제 이후 대형 오리지널의 첫 특허만료 품목"이라며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고, 업계 내에서도 자정 운동이 펼쳐지는 만큼 업계가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기업 계열 제약사 한 관계자도 "가나톤이고 뭐고 회사 차원에서 리베이트를 원천 봉쇄했다"며 "아직도 리베이트 운운하는 회사도 있냐"고 반문했다.
한편, 12일 현재 가나톤 제네릭은 LG생명과학 '가프라톤정', 일동제약 '가나메드정'등 주요 상위제약사를 포함해, 총 40여 품목이 허가를 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