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가 경증 외래환자의 본인부담률 인상안에 대해 전면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병원협회(회장 성상철)는 5일 기획·정책·보험위원 합동회의를 열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제시한 대형병원 외래 경증환자 집중화 완화책은 서민층의 환자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병협은 이날 “외래 경증환자 집중완화 대책은 복지부가 당초 목적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환자 불편만 증가하고 돈있는 환자만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대 근거로 완화대책의 전제인 질환별 경증질환과 중증질환을 나누는 방식을 지적했다.
병협은 “고혈압은 증증질환이 적지 않은 데 단순히 다빈도 질환이라는 이유로 경증질환으로 구분한 것은 잘못”이라며 “증상의 높고 낮음에 따라 경·중증을 구분해야 하는데 이를 단순히 다빈도 질환으로 나누는 것은 치명적 오류”라고 말했다.
본인부담률 인상에 따른 보장성 문제도 제기했다.
협회는 “본인부담률을 현행 60%에서 80%로 인상할 경우 외래진료비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역행할 뿐 아니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고 환자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약제비 본인부담을 차등해 올릴 경우에도 의료기관에 따라 의약품을 달리 지불해야 하는 문제와 더불어 환자 부담을 증가시켜 재정 절감에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의원급에서 재진 횟수 증가가 예상돼 약국 조제료 증가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병협은 더불어 “종합병원과 병원이 상대적인 환자 감소로 재정적인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하고 “병원 수가 현실화 조치와 대학병원 연구개발비 지원 확대 등 조치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정심 제도개선소위는 오는 11일 대형병원 외래경증환자 집중화 완화책과 의협 5개 요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