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체가 최근 3년간 복제약을 만들기 위해 승인받은 생동성시험 건수 중 3분의 1 가량이 특정 오리지널 5품목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복되는 특정약 제네릭 쏠림 현상이 리베이트 영업의 빌미가 된다는 지적이다.
10일 식약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8년~2010년) 생동성 시험이 승인된 복제약 상위 5개 품목은 전체 건수의 32.3%를 차지했다.
고혈압약(디오반 75건, 올메텍 69건), 알레르기 비염약(싱귤레어 90건), 당뇨병약(아마릴엠 57건), 만성 B형간염약(헵세라 57건) 등이 그것이다. 모두 관련 시장에서 수백억대 처방액을 기록하는 초대형 품목들이다.
업계는 반복되는 이같은 현상이 리베이트 영업의 빌미가 된다고 자인한다.
시장에 약효가 고만고만한 복제약이 많게는 수백개까지 풀리면서 공격영업 말고는 경쟁력 확보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소염진통제 '울트라셋' 제네릭의 경우 180여 개의 복제약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중에서 선택을 받으려면 무엇이 있겠느냐. 리베이트 영업 말고는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국내 업계 임원도 "특정약 복제약 개발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될수록 업체별 과당 경쟁은 막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무차별적인 복제약 개발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답했다.
식약청도 이에 의견을 같이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최근 3년간) 5개 상위 품목의 생동성시험 승인 현황을 보면 국내 제약사들이 특정 품목의 제네릭 개발에만 집중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7년 공동 생동 시험은 2개사로 제한한 경우가 있지만, 딱히 한 성분에 몇 개 품목만 허가돼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한편, 생동성시험 승인은 2008년 302건, 2009년 386건, 2010년 388건으로 나타났다. 3년간 총 1076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