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작년 4분기 합계 영업이익은 4년만에 가장 낮고, 매출액은 작년 분기 중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쌍벌제 시행 이후 "영업활동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업계의 하소연이 괜한 빈말이 아니었던 것이 증명된 셈이다. 실적 부진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17일 메디칼타임즈는 쌍벌제 이후 제약업계의 영업활동 위축 현상을 객관적 수치로 알아보기 위해 국내 상위 10대 업체의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추정해봤다.
해당 제약사는 동아·대웅·중외·일동제약, 녹십자, 종근당, 유한양행, 한미·부광약품, LG생명과학 등이다.
분석 결과, 작년 4분기(부광약품은 3분기) 10개 업체의 영업이익 합계는 999억원으로, 전년동기(1863억원)대비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006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종근당을 제외한 나머지 9개사는 모두 감소했다. 한미는 적자전환됐고, 이는 3분기 첫 영업손실을 낸 후 지속되고 있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상위업체가 2009년 하반기(리베이트-약가 연동제)부터 리베이트성 영업을 줄여 지난해 상반기에 판관비 절감 효과가 나타났지만 하반기는 그렇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불어 작년 연간 실적 부진으로 4분기 비용의 선집행과 잠재적 부실 처리가 동시에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10대 기업의 4분기 합계 매출액 역시 작년 분기 중 가장 저조했다. 통상 4분기에 높은 매출을 보이던 관례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4분기 매출 합계 추정치는 총 1조2858억원으로, 앞선 3분기보다 적었다. 1~3분기(1분기 1조3874억원, 2분기 1조3015억원, 3분기 1조3067억원)에는 모두 1조 3000억원 이상이었다.
국내 상위 업체 임원은 "통상 4분기는 연초 실적 목표 달성을 위해 영업활동이 활성화돼 분기별 매출 중 가장 높다"며 "하지만 작년 4분기에 시행된 쌍벌제 영향으로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실적 악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쌍벌제 이후 모든 마케팅 활동이 제한받고 있다. 방법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