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가 제75회 의사국시에서 최악의 합격률을 기록하자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의사국시 합격률을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해 족보 중심의 교육을 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최근 제75회 의사국시 합격자를 발표한 가운데 서울의대는 전체 지원자 157명 가운데 130명이 합격, 82.8%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지원자가 아닌 응시자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합격률이 84.4%로, 국시원이 발표한 평균 합격률 91.7%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메디칼타임즈가 파악한 33개 의대, 의전원 중에서도 합격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기시험 불합격자도 재학생 14명, 재수생 5명으로 전국 의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사실 서울의대는 의사국시에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식을 도입하지 않기로 유명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대의 의사국시 합격률은 평균 합격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09년, 2010년 전체 평균 합격률이 92.9%, 93.6%를 기록했고, 서울의대는 91.1%, 93.7%였다.
하지만 제75회 의사국시에서 전체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자 일부 교수들은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의대 A교수는 "의학교육이 합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왜곡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합격률이 이 정도까지 떨어졌다면 교수들이 제자들을 제대로 교육했는지 되돌아보고, 개선할 부분은 고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B교수 역시 "합격률이 이렇게 낮은 것을 보고 내심 놀랐다"면서 "자기 중심 의학교육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지만 학생들이 의사국시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교수들이 배려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임정기 학장도 의사국시 합격률이 낮다는 보고를 받고 교수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격률이 마치 의대의 경쟁력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C교수는 "의사국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족보를 돌리고, 합숙을 시키거나 인위적으로 유급을 시키는 행태가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서울의대 학생들도 이런 대학에 보내 노하우를 배우도록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