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의사 국시 실기시험 문제가 조직적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전국의과대학본과4학년연합회'(전사협) 홈페이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시험문제 유출 경로 등을 추적하기 위해 전사협 관계 의대생과 국시원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부정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사협 홈페이지에는 2011년 의사국가시험 실기문제들이 대부분 게재돼 있다. 앞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문제를 암기해 업데이트 하고, 다른 학생들은 여기에 댓글을 달아 매우 상세하게 복원하는 방법을 썼다. 의사 실기시험이 9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되고,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국시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찰은 이런 행위가 심각할 정도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조만간 형사 처벌되는 의대생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은행 방식을 현장출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BS 뉴스추적'은 26일 저녁 '국가시험이 샌다'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예비 의사들이 자신들만 가입할 수 있는 비밀 홈페이지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출제 정보를 공유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실태를 공개했다.
특히 시험 직전 서울의 한 호텔에 일제히 모여, 출제 정보가 담긴 이른바 ‘호텔 족보’를 비밀리에 돌려본다는 사실이 확인돼 파장이 일 전망이다.
한편 이보다 앞서 국가고시 시험문제 불법 유출 의혹이 제기된 한의사 국가고시의 경우,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수사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