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퇴근한 이후 병원에서 간호사가 약을 조제했다면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부는 최근 사기죄로 기소된 의사 임모씨에 대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임씨는 "본인이 병원 건물 맨 위층에 거주했기 때문에 퇴근 후 병원 간호사 등이 약을 조제한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어서 의사가 직접 조제한 것으로 봐야 함에도 검찰은 간호사 등이 무면허 의약품 조제행위를 한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사의 지시에 따른 간호사 등의 조제행위를 의사의 직접 조제행위로 법률상 평가할 수 있으려면 의사가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지휘 감독을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의사인 피고인이 퇴근해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았다면 비록 같은 건물 안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간호사 등으로 하여금 약의 조제를 사전에 지시한 이외에 약 조제행위에 대해 달리 구체적인 지휘 감독이나 환자 등에 대한 직접적인 복약지도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간호사 등이 의사의 약 제조행위를 기계적으로 보조하는 것을 넘어서 약을 조제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