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부동의 1위 기업 동아제약이 올해 매출예상치를 9000억원으로 밝혔다.
전년 매출액이 846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500억원 가량 더 파는 것을 목표로 내건 것이다. 작년까지 무려 44년간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기업의 목표치고는 소박한 수치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바로 제약업종이 쌍벌제,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 등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의 소박한 목표에 공감의 표시를 보내는 이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제약업계 몇 몇 곳이 작년 실적을 발표하고, 이와 더불어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내놨다.
먼저 동아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전년보다 6% 가량 성장한 9000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GSK와의 업무제휴와 대형 제네릭 시장 진출, 그리고 수출부문의 확대를 통해 매출 9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쌍벌제,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동아 입장에서는 작년보다 500억원 가량만 더 팔면 목표를 달성하지만, 이 마저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제약업종 불확실성에 대한 고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사정은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
업계 3~4위권인 유한양행도 올해 매출 목표액을 7000억원으로 잡았다. 동아와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한 자릿수(약 7%) 성장을 목표로 잡은 것이다.
국내 모 상위사 임원은 "아직 상위 10대 기업들의 올해 목표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흐름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속속들이 전망이 나오겠지만, 복제약 부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종근당과 고혈압 신약이 출시될 보령제약 등을 제외하고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점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국내 상위사 관계자도 "업계 1위 기업이 오죽했으면 6%대 성장 전망을 내놨겠느냐"며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도 산업 전반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아 큰 고전이 예상된다"고 우려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