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오리지널 선호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바꿔 말하면 국내사 복제약은 외면받고 있다는 소리다. 쌍벌제 시행 이후 촉발된 오리지널로의 처방 변경 현상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실제 가장 최근인 지난 1월 원외처방조제액 시장을 보면, 국내-다국적사 상위 10대 업체 간의 처방실적은 극명히 엇갈렸다.
16일 보고된 유비스트 자료를 보면, 외자 상위 10대 업체의 1월 원외처방조제액은 전년 동월대비 31.6% 증가한 반면 국내 상위 10대 업체는 19.9% 느는데 그쳤다. 외자는 평균성장률을 상회했지만 국내사는 여기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외자업계는 29.7%, 국내업계는 24.1%가 평균성장률이었다.
의사들의 오리지널 선호현상은 B형간염약 '바라크루드'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 약은 지난 1월 무려 100억원 어치를 처방했다.
최근 관련 시장에서 대표격 약물인 '헵세라' 제네릭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랍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월 처방액이 100억원을 넘은 것은 최근 2~3년간 최초다.
물론 '바라크루드'가 약효가 좋아 처방이 많이 나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쌍벌제로 촉발된 의사들의 국내사 약물(대부분 제네릭)에 대한 거부감 현상도 한 몫 작용했다는 평가도 많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쌍벌제가 만들어 낸 하나의 웃지못할 현상이라고 말한다. 지금 같은 시기에 복제약 처방을 늘릴 경우 '리베이트 받은 의사'로 오인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국내 모 업계 임원은 "최근 현장을 다녀보면, 국산신약(오리지널)이라도 처방이 늘어날 경우, 리베이트로 오인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하물며 복제약은 오죽하겠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현상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점"이라며 "한번 바뀐 처방 패턴을 다시 찾아오기가 힘들다"며 우려했다.
한편, 이번 상위 10대 업체는 국내사는 대웅, 동아, 한독, 한미, 종근당, 유한, 일동, CJ, 제일, 삼진이다.
또 외자는 화이자, 노바티스, MSD, 아스트라, GSK, BMS, 한국얀센, 베링거인겔하임, 바이엘코리아, 로슈가 분석 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