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석 과장·윤석준 교수, 간협 동행…현지 병원 운영 실태 등 확인
의료단체 예의주시 "미국과 한국은 다르다…PA 무면허 의료행위 불가"
보건당국이 의료계 최대 현안인 진료지원인력(PA) 사업 검증 연장선에서 미국 현지 출장을 떠나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 양정석 과장과 담당 사무관 등 공무원과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 그리고 간호협회는 지난 10일 미국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PA 시범사업의 타당성 검증 보완과 명분 확보 차원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2월 PA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공모해 1년 동안 관리 운영 체계 검증에 들어갔다.
복지부는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시범사업 참여 병원 명단을 비공개하고 있으나 대학병원 등 10개 내외 병원이 참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방문단은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 주요 병원을 견학하며 현지 PA 상황과 운영 실태, 법과 제도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준 교수는 PA 실태조사와 정책방안을 통해 병원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운영체계를 제안하는 시범사업 연구책임자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간호협회 동행은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고 있다.
PA 양성화 명분 쌓기에 이어 보건의료단체의 반발을 불러온 간호법안 법제화의 물밑작업 가능성인 농후하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병원협회에 미국 출장 동행을 요청했으나, 협회 내부 검토 결과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복지부가 미국 출장은 PA 시범사업 검증의 명분 확보 성격이 강하다. 이미 알고 있는 미국 사례를 현장 방문을 통해 확인하려는 것 같다"면서 "협회는 내부 상황을 감안해 동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지부 해외 출장은 통상적으로 결과 보고서 작성과 정책 반영으로 이어졌다.
의사협회 박수현 대변인은 "협회에 미국 출장 동행 요청이 있었는지 확인해 봐야 하나, 미국과 한국은 법과 정책, 의료환경 모두 다르다"면서 "미국에서 PA가 합법화됐다고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협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현행 의료법상 면허체계 내에서 의료행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암묵적으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PA 무면허 의료행위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복지부 양정석 과장 등 미국 방문단은 이번 주말 귀국할 예정이다.
복지부 공무원은 "간호정책과 과장과 사무관 등이 미국 출장 중에 있다. 방문 일정과 목적 등은 말해주기 어렵다. 다음 주 월요일(18일) 청사로 출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정석 과장은 지난 2월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최근 10년 사이 진료지원인력(PA)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 과거에는 특정 과목이나 특정 병원에 있었다면 이제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며 시범사업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는 "의료행위 하는 의사나 진료지원인력이 어느 정도 숙련도를 갖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전문가 의견을 기본적으로 듣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