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격이다. 회원들의 반응도 좋지 않다."
대한약사회가 정부의 일반약 슈퍼 판매 대책 발표를 앞두고 '야간 순환제 약국'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시작부터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다.
약사회는 24일 오전 11시부터 긴급 상임이사회를 소집해 집행위원회에서 마련한 대국민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 방안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결국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이날 긴급 상임이사회의 주요 안건은 5부제 형식으로 전국 약국이 밤 12시까지 근무를 하는 '야간 순환제 약국'을 활성화 하자는 것.
5부제의 야간 순환 약국이 실현될 경우 매일 전국적으로 3500여곳의 약국이 문을 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심야응급약국 운영에서 지적된 의약품 구입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이를 통해 일반약 슈퍼 판매 여론에 급한 불을 끄자는 계산이었지만 회원 내부의 역풍에 발목이 잡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약사회 관계자는 "주 40시간 근무가 활성화되고 있는 마당에 약사회는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5일마다 한번씩 밤 12시까지 근무하는 방안은 사실상 회원들에게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얼마나 의약품 구매에 따른 국민의 불편이 있는지 정확한 통계, 설문 조사가 없는 마당에 집행부가 순환 약국을 시행하자고 나선다면 지원군이 없을 수 밖에 없다"면서 "집행부의 회원 설득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후 3시 국회에서 비공식적으로 열린 기획재정부, 복지부, 청와대의 일반약 슈퍼 판매 방안 회의에서도 순환제 약국 근무제에 대한 의견 개진이 있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기재부는 일반약의 슈퍼 판매를 생각하고 있어 순환제 약국 근무 방안으로는 협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더 논의를 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약사회가 순환제 약국 방안에 대한 내부 회원들의 여론을 극적으로 단결시킨다 해도 일반약 슈퍼 판매를 줄곧 주장해온 기재부의 설득 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