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시작되는 것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여유만만한 분위기다. 일부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을 감수하는 배수진을 친 이상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8일 대한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약사회로서는 15일로 예정된 의약품 재분류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의약품 재분류에 약사회로서는 사실상 잃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의 전망과 달리 약사회는 어느 정도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은 줄곧 있어온 만큼 더 이상 새로운 일도 아니다"면서 "전문의약품이 의약분업 이후 10여년간 전환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보다 의료계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약사회가 먼저 안전한 일반약을 의약외품으로 돌리자는데 어느 정도 동의하는 만큼 안전성이 확보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 주장도 결국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는 게 약사회의 분석이다.
국내의 전문의약품과 일반약의 비율은 8대 2 정도다. 선진국의 경우 시간이 경과하면 전문의약품을 일반약으로 전환하고 있어 전문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게 약사회의 입장이다.
그는 "다급한 건 약사회가 아니라 의협인데 왜 기자회견을 하며 일반약 슈퍼 판매 논란에 뛰어들었는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의협은 잘해봐야 전문약을 지켜내는 소위 본전 밖에 안되는 상황이지만 약사회는 다르다"고 전했다.
의약외품 전환으로 일부 상비약을 뺏긴다 해도 본격적인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이 이뤄지면 결국 더 큰 파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본격적인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시작되면 의료계는 부메랑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의료계가 약사회와 함께 상생을 도모하길 기대해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