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기관을 줄세운 다음 열악한 기관은 도태시키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대한검진의학회가 정부가 오는 5월부터 의원급에 실시 예정인 검진기관 평가 사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질 관리라는 당초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학회 등 의료계와 사전 조율 없이 진행되는 데다 등급을 공개하는 것은 자칫 검진기관의 서열화를 부추겨 경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17일 대한검진의학회는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19차 학술대회를 열고 검진기관 평가에 대한 준비 사항과 초음파 등에 대한 강좌를 열었다.
먼저 이욱용 회장은 오는 5월 실시 예정인 검진 기관 평가가 정부와의 파트너십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검진 기관 평가가 질 관리라는 정책 목표가 있다면 일선 의료계의 의견을 수용하는 게 마땅한 데 학회의 협의나 자문도 없이 강행하고 있다"면서 "평가를 통한 줄세우기는 국민 혼란과 개원가 경영난만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진기관을 평가하고 공개하는 시스템이 열악한 기관의 경영난 가중과 도태 가능성을 높여 의료계-정부의 파트너쉽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
이에 이재호 정책부회장은 "기관의 규모에 상관없이 절대적인 등급을 매겨 공개하는 것은 서열화를 부채질하는 것"이라면서 "규모가 크고 검진을 많이 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어떻게 동일선 상에서 평가를 하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게다가 정보 수집등력 떨어지는 기관은 서면 제출 자료에 기재를 잘못했다가 등급이 떨어지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면서 "한 부분에서 낮은 등급을 받는 것도 기관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좋은 검진 기관이라고 소문났던 곳이 C등급을 받으면 국민들에게 결과적으로 혼란만 가중시키게 된다"면서 "정보 공개가 의사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평가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