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턴 후기 모집에서는 수련환경을 개선한 수련병원들이 진가를 발휘했다.
메디칼타임즈는 2014년 인턴 후기모집 마감일인 5일, 28개 인턴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마감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련환경이 우수한 알짜 수련병원에 정원이 대거 몰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서울의료원은 20명 정원에 48명이 몰렸으며 적십자병원은 8명 정원에 16명, 부천세종병원이 9명 정원에 18명이 지원해 정원보다 2배 많은 지원자가 원서를 접수했다.
또한 한전병원은 정원 11명에 19명이 지원했으며 삼육서울병원도 정원 9명에 13명이 원서를 내며 높은 지원율을 기록했다.
심지어 삼육서울병원은 20명이 넘게 지원하자 일부 지원자들을 설득해 다른 병원에 원서를 내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전기, 후기 상관없다…수련환경만 좋으면 그만"
이번에 후기 인턴모집에서 두각을 드러낸 수련병원의 공통점은 규모가 작지만 내실을 갖춘 병원이라는 점이다.
특히 최근 수련환경을 파격적으로 개선한 수련병원들이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삼육서울병원의 경우 인턴 급여를 9% 인상하는 것은 물론 충분한 수면시간과 휴가(14일)를 제공했다. 또 전문의들이 인턴을 직접 챙기며 식사도 함께 하고 실질적인 수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갔다.
'인턴=잡일꾼'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그들을 확실히 대우해준 것.
병원의 노력(?)은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다.
자체 조사 결과 과거와 달리 대학병원 지원을 포기하면서까지 원서를 낸 소신파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나자 삼육서울병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
이 같은 현상은 병원 규모가 작더라도
내실있는 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병원 간판만 보고 선택하기 보다는 실제 당직 근무는 몇일인지, 수련은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잡무는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근무 조건을 보고 판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원율 상승 일등공신은 '수련환경에 만족한 전공의'
여기서 재미난 것은 정원의 2배가 넘는 지원율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이 바로 선배 인턴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인턴 생활에 만족한 전공의들이 인턴 지원을 앞둔 후배들에게 자기 병원의 장점을 소개하며 적극 추천했고 그 효과는 지원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한전병원 전공의 A씨는 올해 후기 인턴모집 공고와 동시에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병원 수련환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해줄테니 연락하라는 내용이었다. 문자가 쇄도하자 그는 바쁜 인턴 스케줄을 쪼개서 문의 전화에 성실히 답해줬다.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 그저 지난 1년간의 만족스러운 수련환경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그 덕분일까. 한전병원은 11명 정원에 19명이 몰렸다.
달라진 분위기에 후기 인턴 모집에 나섰던 병원들도 내심 놀라는 눈치다.
한전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직접 나서 지원 상담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에 놀랐다"면서 "지난 1년간 생활하면서 수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새롭게 바뀐 교육연구부장이 전공의 한명 한명과 상담을 진행하고 고충을 듣는 등 배려했던 게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인턴 생활을 한 전공의가 후배들에게 직접 연락해 우리 병원의 수련환경에 대해 설명하며 지원할 것을 권했다더라"면서 "병원이 인턴을 각별히 대우하니까 제발로 찾아오는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