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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농사 수가협상 먹구름…병의협, 협상단 '깜깜'

박양명
발행날짜: 2014-05-08 06:13:10

공단, 16일 단체장 상견례 통보…가입자, 고강도 압박 천명

|전망|2015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2015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코앞에 닥쳤지만 앞길은 깜깜하다.

건강보험공단은 수가협상단을 꾸리고 각 단체에다가 16일 단체장과의 공식 상견례 일정까지 통보 했지만, 대한약사회를 제외한 공급자 단체들은 내외부 사정으로 협상단도 꾸리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수가협상 시한은 6월 2일이다. 수가협상 종료일인 5월 31일이 주말이라서 민법 상 계산법에 따라 미뤄졌다.

건보공단은 이미 지난달 말 수가협상단을 꾸렸다. 이상인 급여상임이사를 단장으로 박국상 보험급여실장, 현재룡 급여보장실장, 서철호 수가급여부장이 팀을 이뤘다.

이상인 이사는 지난 3월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로 취임하고 처음으로 수가협상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으로 공급자 단체들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재정소위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박사가 진행하고 있는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결과를 보고 받았다. 그리고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이미 논의에 들어갔다.

의약단체는 건강보험 재정이 8조원이 넘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및 3대 비급여 급여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폭넓은 인상에 은근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재정소위 한축인 가입자 단체의 분위기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3월 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맺은 '2차 의·정 협의' 결과 때문. 당시 의협과 정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를 개편하고 수가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가입자 단체는 3월 20일 건보공단 앞에서 수가협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가입자 단체는 '야합'이라고 규정짓고 비판하고 나섰다.

가입자 단체들은 2015년도 수가협상과 관련해 ▲건보공단은 수가조정 기준과 타당성 제시 ▲부대조건 불이행에 따른 수가조정 단행 ▲재정위와 건정심 역할 재정립 등을 제시했다.

약사회 뺀 의료단체 협상단 구성 '미적'

이처럼 재정소위가 전략을 수립하고, 가입자 단체가 움직이는 동안 각 단체들은 협상단도 꾸리지 못했다.

재정소위는 지난달 30일 공급자 단체 실무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단체별 보험국 실무진들이 자료를 수집하고 동향을 살피고는 있지만 이를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이다.

4월 말에서 5월 초 일찌감치 수가협상단을 꾸리던 지난해 분위기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병원협회와 치과의사협회는 회장 선거에 따른 집행부 교체 시기와 맞물리면서 협상단 구성이 미뤄지고 있다.

병원협회는 9일 열리는 정기총회가 끝나야지 협상단 구성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수가협상단 구성은 신임 집행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정기총회 후 빨라도 12일 쯤 (협상단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계는 지난해 초음파 급여화, 포괄수가제 전면 확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의 정책이 추진되면서 파란 신호를 기대해볼 만 하다.

그는 이어 "진료비 증가율 폭이 줄었다고는 해도 타 단체보다는 높기 때문에 수가인상 우선순위에서는 밀리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의협은 회장 탄핵 등 사상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수가협상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상황이다.

보험업무는 연준흠 보험이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는 있지만 녹록치 않다.

의협은 의정협의 결과를 놓고 가입자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건보공단과의 협상에서 결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협상 결렬로 건정심으로 넘어가면 의협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의협 관계자는 "개원의협의회 대표들과 협상단 문제를 논의하려고 하지만 협회 분위기가 분위기다 보니 협상팀에 들어오려고 할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치협은 지난달 28일 회장 선거를 마무리하고 신임 집행부 구성에 한창이다.

회장으로 선출된 최남섭 신임회장은 이전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했기 때문에 연속선상에서 집행부가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수가협상단도 마경화 상근부회장을 필두로 꾸려질 예정이다.

치협 관계자는 "22일에 상임이사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린다. 하지만 수가협상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보험이사는 다음주 중으로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협 역시 수가협상단 구성은 아직이다. 지난해 협상을 이끌었던 전은영 보험이사를 중심으로 다음주 중 협상단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일찌감치 수가협상단을 꾸렸다. 5개 의약단체 중 유일하다.

이영민 부회장을 단장으로 박영달, 이모세 보험위원장과 이승용 보험부위원장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