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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할당 늪에 빠진 지방의대…학생도 대학도 한숨

발행날짜: 2014-05-15 11:30:01

2015년도 전형 선발 방식 고민…"커트라인 하락 불가피"

올해부터 적용되는 지역할당제로 인해 지방 의대들이 깊은 고민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수도권 학생들을 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 대학들은 적어도 지역에서라도 인재들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전형 방식을 도입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교육부는 최근 지역 우수 인재 유출 방지를 목표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2015년 입시부터 정원의 10~30%를 지역 학생들을 위해 배정해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지방 의대들은 이미 지역할당 정원을 배정한 상태다. 현재 집계된 바에 따르면 전국 24개 의대에서 총 383명을 선발할 계획. 전체 의대 정원의 25% 정도다.

대학별로 보면 건양의대가 49명의 정원 중 절반이 넘는 25명을 지역할당제로 선발하기로 했고 한림대가 76명 중 4명만을 배정해 5%로 가장 낮았다.

이처럼 법령에 따라 지역할당제를 받아들였지만 지방 의대들은 벌써부터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커트라인 하락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A의대 관계자는 "모두가 알고 있듯 현재 의대는 전국 상위 1%들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전국에서 수재들이 모여드는 것과 지방으로 한정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지 않겠냐"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실제 우리 의대 신입생들만 봐도 90% 이상이 서울권이나 특목고 출신들"이라며 "어쩔 수 없이 정원을 배정하기는 했지만 결과가 어찌 나올지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의대들도 같은 반응이다. 지방 인재들을 육성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오히려 서울권 의대와 차이만 벌리는 역차별적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B의대 학장은 "가뜩이나 서울권 의대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 걱정이 많은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지역에서도 날고 기는 학생들은 전부 서울로 가고 서울권 학생들은 못오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역차별도 이런 역차별이 없다"며 "우선 의대 자체적으로 TF팀을 만들어 논의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학생들도 이러한 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입시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도권 학생들이 오히려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많다"며 "사실 입시생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이의 제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입시 전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