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고대의대 교수가 의협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추천서 등 입후보 관련 서류를 접수하고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출마 선언을 통해 원격진료 시범사업 원천 반대와 사원총회 반대, 제왕적 회장의 권력 견제 등을 기치로 내건 만큼 '안티 노환규의 아이콘'으로서의 분명한 성격도 부각될 전망이다.
16일 박 교수는 의협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1천명 이상의 후보자 추천서, 기탁금 확인증 제출 등 관련 절차를 통해 공식적인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하나가 돼야 한다"는 구호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박 후보는 크게 ▲의협의 투명화 ▲각 직역이 함께하는 의협을 기치로 강조했다.
먼저 그는 "현재 의사협회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개원의-교수 등으로 분열돼 있다는 것이다"면서 "교수협의회가 회비 납부를 거부한 것처럼 많은 회원들이 회비를 내지 않는 것 자체가 의협에 신뢰가 없다는 뜻"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하나된 의협으로 분열을 막는 게 당선시의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의협이 스스로 회계 등에서 투명하게 하고 바꿔 회원들이 신뢰하고 지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환규 전 회장의 회무 당시 감사보고서에서 80%에 달하는 수의 계약이 이뤄졌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이런 부분은 회원들이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회계부터 투명하게 해 회원들이 믿고 신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각 직역이 함께하는 논의 구조 신설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박 후보는 "개원의 2년을 시작으로 온갖 봉직의 생활과 무급 펠로우까지 많은 직역을 두루 거쳤다"면서 "이런 경험을 토대로 모든 직역을 아우르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의견을 도출하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수기 때문에 전공의를 가장 많이 만나고 과장으로서, 의학교육인증평가원 위원으로서 전공의 처우, 수련 환경 개선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전공의들과 세미나나 국회 토론회를 통해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고 전했다.
한편 노환규 전 회장이 추진한 원격진료 시범사업과 사원총회 개최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시범사업 결과를 통해 원격진료를 막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간다"면서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원격진료 시범사업에 원천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시 비대위와 함께 상의해서 방향을 결정하겠지만 원칙적으로 원격진료는 반대한다"면서 "다른 의-정 협의 아젠다를 파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원격진료는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사원총회를 통한 개혁론에는 반대한다"면서 "오히려 제왕적, 독점적 권한을 가진 회장 자체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언급들 때문에 친 노환규 파 대 반 노환규 파의 선거 분위기로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결코 그런 의도는 아니다"면서 "다만 혼란스러운 의협을 정상화하자는 의미이기 때문에 1년 동안 열심히 해서 투명하게 개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