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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발끈하게 한 공단 이벤트 "상품권 받아가세요"

발행날짜: 2014-06-13 06:23:38

공단, 진료내용 확인 이벤트 진행…'의사-환자' 불신 조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과도한 '진료비 확인서비스' 홍보에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까지 상품권을 상품으로 걸고 이와 유사한 '진료내용 확인 이벤트'를 진행하자 의료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서로 유사한 내용을 두고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서로 경쟁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진행함에 따라 의사-환자 간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건보공단은 지난 12일 '진료 받은 내용 확인하고 선물도 받으세요'라는 제목의 메일을 개인회원들에게 배포했다.

메일을 살펴보면 건보공단은 '진료 받은 내용보기' 서비스 이용 후 회원정보를 확인한 15명의 개인회원에 한에서 5만원과 3만원권 온누리 상품권을 각각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의 '진료 받은 내용보기' 서비스는 홈페이지에 가입한 개인회원이 본인의 진료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사실과 다를 경우 해당 기관 또는 의료인 등을 신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는 병원이나 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고 납부한 비급여 진료비가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맞게 부담했는지를 확인하는 심평원의 진료비 확인 제도와 상당히 유사하다.

의사들은 심평원과의 업무중복과 과도한 경쟁으로 건보공단이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심평원에 이어 건보공단까지 의사-환자 간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중랑구의 P내과의원 원장은 "건보공단 개인회원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건보공단으로부터 메일이 온다"며 "메일 제목이 워낙 자극적이라 확인해봤더니 상품을 내걸고 진료 받은 내용 확인 서비스를 홍보하더라"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경기도의 S이비인후과 원장도 "진료비 확인을 두고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경쟁하는 것 같은데 결국 의사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 됐다"며 "건보공단이 직원들도 많고 워낙 비대해져 이제는 쓸 데 없는 곳에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료비 확인 관련 심평원과 건보공단 간 경쟁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한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건보공단이 워낙 비대해져 이제는 복지부 조차 컨트롤 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환자가 진료비를 직접 확인하는 시스템이 단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진료비 확인을 부추긴다면 결국 환자는 의사를 불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불신이 깊어진다면 진료실에서 사소한 트러블에 생겨도 의사들은 소신과 원칙에 입각한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