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인턴들이 무단이탈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 인턴은 과도한 업무에 문제를 제기하며 무단결근했으며, 해당 병원은 인턴들의 입장을 반영해 수련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10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충북대병원(원장 최재운)이 최근 대한병원협회에 수련 중인 인턴 16명 모두를 징계한 처분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인턴 선발 직후 발생했다.
충북대병원은 2014년도 인턴 전형을 통해 28명 정원을 공모했다.
하지만 18명이 지원해 미달됐으며, 이중 개인적 사유로 2명이 수련을 포기해 16명이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절반에 불과한 인원으로 주요 진료과 인턴 수련을 하다 보니, 과도한 업무 발생이 동반됐다.
환자 채혈과 심전도 검사, 수술장 준비 그리고 10분마다 울리는 병동 '콜' 등 잡무와 고강도 업무가 반복됐다.
결국, 인턴 16명은 금요일 오후 PA 선발과 응급구조사 증원 등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병원을 이탈했으며, 병원 측과 협의를 거쳐 월요일 오후 복귀했다.
충북대병원 집행부는 인턴들의 행동은 문제가 있으나, 정원 부족으로 노동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점에서 인턴들의 행동에 일정부분 공감했다.
병원은 징계심의위원회를 통해 인턴들의 심정은 이해하나, 평일 무단결근이라는 점에서 전체 16명 모두에게 시말서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충북대병원 모 교수는 "인턴 인원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수련 초반 병동 간호사와 기싸움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면서 "오죽하면 인턴들이 PA를 뽑아달라고 했겠느냐. 인턴들만 나무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동익 교육연구부장(신경과 교수)은 "인턴들의 업무과중을 감안해 응급구조사 등 증원을 진행 중인 상태에서 발생했다"면서 "노조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 한명 뽑는 것도 쉽지 않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 부장은 "이탈한 인턴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고, 징계심의위원회를 통해 처분 사전통보와 소명절차 등을 거쳤다"며 "위원회는 인턴들의 상황을 감안해 시말서 처분을 부과했으며, 인턴들도 수긍했다"고 말했다.
그는 "PA와 응급구조사 인력 보충과 급여 인상, 진료과 순회 축소 등 일정 부분 수련환경을 개선했다"고 전하고 "인턴들과 지속적 만남을 통해 의견교환을 하고 있으며, 진료과 협조아래 현재까지 이탈자 없이 좋은 팀워크로 가고 있다"며 교직원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충북대병원 사태가 주 80시간 상한제 등 수련환경 개선 강제시행과 수도권 의사 쏠림에 따른 지방 수련병원의 현실이라면서 정부의 실질적 지원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대한병원협회는 조만간 신임위원회 실행위원회를 열고 충북대병원 인턴들 처분 안건을 상정, 처리하고 복지부에 최종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