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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거리로 나선 의사들 "보험사 수술실 습격은 만행"

박양명
발행날짜: 2014-10-02 11:56:41

전의총 L보험사 앞서 규탄집회 "진료권 침해 떠나서 국민 피해 더 우려"

|현장|수술실 습격사건 규탄 집회

"이 사람은 경찰이 아닙니다. 보험사 직원입니다."

전국의사총연합회 김형성 대변인이 이른 아침 출근을 서두르는 인파를 향해 외친 첫마디다.

김 대변인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이른바 '수술방 습격사건' 주인공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최근 경찰이 보험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강남 A이비인후과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마취환자를 수술 중인 수술방까지 들어가 무리하게 취조했다는 이유로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보험사 직원이 경찰을 사칭해 수술실에 들어와 취조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대변인이 들고 있는 피켓 사진의 주인공은 의료계로부터 경찰을 사칭해 수술방을 들어왔다는 보험회사 직원이었다.

전의총은 2일 오전 서울 강남 L보험사 본사 앞에서 경찰과 보험사, 건강보험공단 직원의 과잉 압수수색, 일명 '수술방 습격사건' 규탄집회를 열었다.

10여명의 의사들이 참여해 일부는 시민들에게 사건 내용이 담긴 전단을 나눠주고, 일부는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이날 전의총은 "불법 압수수색과 병원 업무방해, 공무원사칭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경찰과 보험회사, 공단 직원을 고발하겠다"면서 "경찰과 보험회사가 불법 행위를 저질러서 환자의 생명에 위해를 가할 뻔 했다는 확실한 증거들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보험회사 직원이 공무원 자격을 사칭하면서 병원 업무를 방해했고 경찰은 이를 방조한 바 서로의 결탁이 의심된다"면서 "실제로 경찰 퇴직자의 상당수가 보험회사 조사원으로 재취업해 경찰을 사칭하거나 병원 직원들을 겁박하거나 위협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명성 원장이 피켓을 들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서 집회에 참석한 김명성 원장(김안과의원)은 "30분 늦게 진료해야죠"라며 '환자 생명보다 보험사 수입이 우선인가'라고 쓰여진 피켓을 번쩍 들었다.

전의총 나경섭 공동대표(왼쪽)와 의원협회 윤용선 회장
30분동안 진행된 규탄집회에는 서울시의사회 임수흠 회장,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도 함께했다.

임수흠 회장은 이번 사건을 '만행'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 사건을 만행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요실금, 낮병동 등 실손보험이 확대될수록 이런 일들이 얼마든지 비일비재할 것"이라며 "의사 자존심, 진료권 침해를 떠나서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임수흠 회장은 최근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을 찾아 이번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임 회장은 "자세한 내용을 들은 박 의원도 분개했다.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 국정감사에서도 적극 다뤄질 예정"이라며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