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성 평가제도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간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을까.

병원협회는 지난 27일, '허혈성 심질환' 적정성 평가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기에 나섰다.

적정성 평가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심장학회 오동주 이사장과 심평원 손명세 원장을 한자리에 모아 적정성 평가제도의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이번 간담회는 심장학회가 적정성평가 거부 선언을 한 이후 처음으로 오 이사장과 손 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마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병협 측은 "적정성 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병원별 서열화를 자제하고 그룹별(상중하) 공개 방식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질 향상이 이뤄진 경우에는 인센티브와 같은 보상대책이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평가방법을 마련할 때 단순히 외국의 사례를 인용하기 보다는 한국의 의료 실정에 맞는 평가방법을 마련해 합리적인 운영과 비용보상 방안을 검토 하여 줄 것도 요청했다.

전반적인 평가제도 개선을 위해 최근 논의 중인 '국민의료평가발전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인 위원회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측은 "병원계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특히 적정성 평가와 관련된 회의 내용은 공개함으로써 투명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한번의 간담회로 수년간 쌓아온 불신이 해소될 지는 의문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회 관계자는 "적정성 평가 항목을 전문가가 검토하지만 결과를 반영할 때는 번복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상호신뢰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장학회 오동주 이사장은 "심평원에서 제도 개선의 의지를 내비친만큼 기대감을 갖고 기다려보겠다"며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간담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태도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