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주세브란스병원 내과 전공의 7명이 수련환경을 개선해 달라며 파업을 진행하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들의 절규가 비단 원주세브란스병원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 수련병원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 만큼 정부와 국민들이 나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전협 송명제 회장은 7일 "원주세브란스병원 내과 1년차 전공의들의 마음은 비단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며 "전국 모든 내과 전공이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명 메이저과라고 불리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가 모두 무너지고 있으며 이러한 진료과목의 붕괴가 원주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로부터 새어나왔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메이저과 중에 이미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의료정책의 실패로 이미 십년 넘에 전공의 미달사태를 겪고 있다"며 "이제는 의료의 꽃이라고 불리는 내과 마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살인적인 업무량과 열악한 수련환경을 개선할 정책의 부재로 더이상 젊은 의사들이 메이저과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외산소 모든 과가 기피과로 낙인 찍힌 것은 의료의 붕괴를 초래할만한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업무량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원주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의 요구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적어도 대학병원이라면 그에 맞는 내과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송명제 회장은 "3차병원이라면 수련과정에 있는 전공의가 진료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숙련도를 가진 전문의, 즉 촉탁의가 환자를 봐야 하는 것이 맞다"며 "원주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의 요구는 너무나 상식적인 비판"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대다수 대학병원에서 주말과 야간에는 병원에 남은 전문의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이래서는 코드 블루, 즉 응급 상황에 어느 누가 대처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하루 빨리 전공의 특별법 등의 법제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온적인 대처로는 이를 바로잡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송명제 회장은 "대전협이 전공의 특별법 발의를 시도했지만 병원 경영진의 반발과 복지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법제화가 무산됐다"며 "이로 인해 정부는 아무런 대책과 지원도 없이 수련병원들에게 알아서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차 의정협의에서 전공의 수련평가기구를 만들 것을 복지부와 협의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도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독립적인 평가기구와 특별법 등의 법제화를 통한 근본적인 수련환경 개선을 이루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