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갑상선 시술 청구현황
'갑상선암 과다저지를 위한 의사 연대'(이하 의사연대)가 갑상선암에 대한 과잉진단과 과잉진료 문제를 제기한 지 9개월.
문제가 커지자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을 마련하는 등 대안마련에 나섰지만, 국정감사에서 검진 권고안이 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의사연대가 문제를 제기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갑상선 암을 포함한 갑상선 시술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칼타임즈는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된 '2011년~2014년 상반기 갑상선 시술 청구현황'을 분석했다.
청구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2013년도까지 갑상선 시술은 ▲4만5427건 ▲5만870건 ▲4만8272건을 각각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갑상선 시술 횟수를 월별로 단순 계산해 보면 매달 3700건 이상 갑상선 시술이 실시된 셈이다.
실제로 2013년 갑상선 시술 횟수를 월별로 살펴보면 1월 4936건으로 최다실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해 6월 3671건이 최소 실시된 시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매달 3600건 이상 실시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2014년 상반기 갑상선 시술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의사연대가 갑상선암 과잉진료 문제를 제기한 3월을 기점으로 시술 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제기 이전인 2014년 1~2월까지는 4000건 넘게 시술됐지만, 문제제기 시점인 3월부터 3814건 ▲4월 3101건 ▲5월 2647건 ▲6월 27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000건이나 시술횟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14년 상반기 갑상선 시술은 총 2만1050건이 실시 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한해로 단순계산해 예상해 보면 4만2100건으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인 2013년(4만8272건)과 비교했을 때 6000건 이상 한다는 것이다.
"진료 필요한 환자들마저 줄고 있다"
의료계는 의사연대가 제기한 갑상선암 과잉진단과 과잉진료 문제로 인해 정작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마저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C대학병원 내분비외과 교수는 "앞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갑상선암에 대한 진료가 과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정작 진료가 필요한 환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심평원의 청구건수를 보면 갑상선암 진단을 받아야 할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며 "이는 보험회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만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갑상선암 논란이 제기된 후 예정된 수술까지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S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의사연대의 주장과는 달리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환자도 과잉진단일 수 있다고 언론에 와전이 된 부분이 있다"며 "이로 인해 상당수의 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예약해 놨던 환자들 중 절반 이상이 취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갑상선학회 정재훈 이사장은 "올해 발표되는 암 통계는 2012년 통계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올해 갑상선암에 대한 건수는 2년뒤 정부의 암통계 발표가 나와야 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심평원의 갑상선 시술 청구건수로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갑상선암 수술 건수가 감소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