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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긴 수련평가기구 설립…전공의들도 자포자기

발행날짜: 2015-01-14 11:55:19

병협 강경 노선에 1년째 제자리 걸음…무산 가능성 높아

|초점 = 표류하는 전공의 수련환경 기구|

수련환경 개선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공의 수련평가기구가 대한병원협회의 강경 노선에 결국 한발짝도 떼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특히 이로 인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전공의들도 이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어 설립이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4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에 따르면 수련평가기구 설립의 3대 축인 의협과 병협, 대전협이 기구 설립에 대한 논의를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협 관계자는 14일 "단 한차례 만남을 가진 뒤 의견 차이가 너무 커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복지부도 사실상 손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수련평가기구는 지난 4월 전국 의사 총파업에 따른 의정협의 내용 중 하나로 병원신임평가센터 기능을 병협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이 골자다.

즉,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평가기관을 만들어 전공의 정원과 수련병원 평가 등을 투명하게 진행해 보자는 취지다.

이는 전공의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호응은 상당했다. 또한 의협과 복지부가 이에 대한 지원과 지지를 약속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병협이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강경 노선을 걸으면서 기구 설립의 꿈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있다.

특히 든든한 지원군이 됐던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곧 있으면 새로운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전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수련평가기구 설립 논의는 더욱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병협의 반응은 여전하다. 병원신임평가센터가 이미 독립된 기구라는 점에서 무의미한 개선이라는 설명이다.

병협 관계자는 "병원신임평가센터가 병협의 산하 기구라는 편견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본다"며 "병원신임평가센터 위원 중 병협과 관련된 인사는 10%를 갓 넘는 수준으로 이미 충분히 독립적인 수련평가기구"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전공의들도 이제는 지쳐가는 분위기다. 차라리 현재 TF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수련환경 모니터링 평가단을 확대 개편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전협 관계자는 "수련평가기구 독립이라는 주제 자체에 병협의 반발이 있는 것 같다"며 "차라리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수련환경 모니터링 평가단에서 이를 완충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보는 것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