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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장·올빼미 생활, 공무원 48% "업무능력 저하"

이창진
발행날짜: 2015-01-21 06:00:47

[신년기획]복지부 설문조사…"생활비 부담·상급자 업무공백 애로사항"

이는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보건복지부 10년차 공무원의 전형적인 하루 일과이다.

메디칼타임즈는 1월 7일과 14일 복지부 공무원 75명(남 29명, 여 46명)을 대상으로 세종청사 근무 1년을 통해 느낀 점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거주 형태를 묻는 질문에 가족이 함께 내려온 '세종시 아파트'가 45%로 가장 많고, '기존 거주지 및 세종시 방 임대 병행'이 18.7%, '세종시 방 임대'가 13.3%, '기존 거주지'가 9.3% 순을 보였다.

출퇴근 시간(주관식)은 수도권 거주자와 세종시 거주자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1개월 기준 출장 횟수를 묻는 질문에 1회 이상이 38.7%로 가장 높았으며 5회 이상, 7회 이상도 30.7%를 차지했다.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오전 5시 기상과 오후 9시 퇴근이 가장 많았으며, 세종시 거주자는 오전 7시 기상과 오후 10시 이후 퇴근이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

출퇴근 방법은 자가용이 44%, 버스 24%, 기차 2%, 기타(자전거, 도보 등) 30% 등을 보였다.

업무 상 출장(월 기준) 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1회 이상(38.7%)과 3회 이상(21.3%)이 가장 많았다. 5회 이상(20.0%)과 7회 이상(10.7%) 등 매주 1회 이상 출장 공무원도 30%를 넘었다.

세종청사 근무 후 업무효율성은 업무 능력이 저하됐다가 48%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반대로 향상됐다는 답변은 6.7%에 불과했다.
출장에 따른 이동 소요시간(왕복)은 '4시간 이상'이 37.3%로 가장 많고, '5시간 이상'도 26.7%를 차지했다.

국회와 관련단체 업무 협의를 위해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최소한 1일 4시간 이상인 셈이다.

서울 계동청사 근무와 비교한 업무 효율성을 묻는 질문에는 48.0%가 '업무 능력이 저하됐다'고 답한 반면, '업무 능력이 향상됐다'는 응답은 6.7%에 불과했다. '기존과 동일하다'는 답변도 37.3%를 차지했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세종청사 이전 후 잦은 출장과 올빼미 생활로 경제적, 생활적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일 복지부 시무식 모습.(사진 제공:복지부 홈페이지)
부서 회식은 '월 1회'가 60.0%로 가장 많고, '없다'는 답변도 33.3%에 달했다.

변화된 생활 패턴에 따른 가족과 관계는 '동일하다' 40.0%, '나빠졌다' 38.7%로 비슷한 답변을 했으며 '좋아졌다'는 응답은 16%에 머물렀다.

세종청사의 이점을 묻는 질문(중복답변)에는 '내 집 마련' 30.7%를 제외하고 '공기가 좋다' 29.3%, 기타(없다 등) 45.3% 등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계동청사 근무와 비교한 가족과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동일하다와 나빠졌다는 답변은 비슷한 반면 향상됐다는 응답은 저조했다.
생활비(정부 보조금 제외)를 묻는 질문에는 '월 30만원'(21.3%), '월 60만원'·'월 20만원'(18.7%), '월 50만원'(16.0%), '월 40만원'(10.7%) 순을 보였다.

특히 세종청사 근무에 따른 애로사항(중복답변)으로 '생활비 부담' 41.5%, '상급자 출장에 따른 업무공백' 40.0%, '여유가 없어졌다' 30.7%, '체력 저하' 28.0% 등 지방 근무에 따른 비용과 업무에 적잖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중 생활비 부담에는 개인 용돈 외에도 세종시 아파트 구매와 방 임대(오피스텔 포함)에 따른 은행 대출 및 육아 문제 등 경제, 생활적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청사 애로사항으로 생활비 부담과 상급자 출장에 따른 업무공백, 여유가 없다, 체력저하 순으로 답했다.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의 올해 말 원주시 이전 관련, 조언을 묻는 질문에는 '마음을 비워라' 답변이 68.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취미 생활을 가져라'(14.7%), 기타(이전 반대, 퇴사 등) 17.3% 순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68% "이전 앞둔 공단-심평원 직원들 마음 비워라"

복지부 한 공무원은 "몸을 생각해 방 임대 생활을 하고 있지만 몸도 마음도 모두 쇠약해진 것 같다"면서 "밤에 동료들과 어울려 술 한 잔 이라도 하면 혹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벽을 보며 득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공무원은 "잦은 서울 출장으로 거리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새벽에 나와 밤늦게 퇴근하는 올빼미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씁쓸한 심정을 피력했다.

올해 말 원주시 이전을 앞둔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직원들은 세종청사 이전 후 들려오는 공무원들의 비보와 육아문제 등으로 기대감 보다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