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보건복지부 10년차 공무원의 전형적인 하루 일과이다.
메디칼타임즈는 1월 7일과 14일 복지부 공무원 75명(남 29명, 여 46명)을 대상으로 세종청사 근무 1년을 통해 느낀 점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거주 형태를 묻는 질문에 가족이 함께 내려온 '세종시 아파트'가 45%로 가장 많고, '기존 거주지 및 세종시 방 임대 병행'이 18.7%, '세종시 방 임대'가 13.3%, '기존 거주지'가 9.3% 순을 보였다.
출퇴근 시간(주관식)은 수도권 거주자와 세종시 거주자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오전 5시 기상과 오후 9시 퇴근이 가장 많았으며, 세종시 거주자는 오전 7시 기상과 오후 10시 이후 퇴근이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
출퇴근 방법은 자가용이 44%, 버스 24%, 기차 2%, 기타(자전거, 도보 등) 30% 등을 보였다.
업무 상 출장(월 기준) 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1회 이상(38.7%)과 3회 이상(21.3%)이 가장 많았다. 5회 이상(20.0%)과 7회 이상(10.7%) 등 매주 1회 이상 출장 공무원도 30%를 넘었다.
출장에 따른 이동 소요시간(왕복)은 '4시간 이상'이 37.3%로 가장 많고, '5시간 이상'도 26.7%를 차지했다.
국회와 관련단체 업무 협의를 위해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최소한 1일 4시간 이상인 셈이다.
서울 계동청사 근무와 비교한 업무 효율성을 묻는 질문에는 48.0%가 '업무 능력이 저하됐다'고 답한 반면, '업무 능력이 향상됐다'는 응답은 6.7%에 불과했다. '기존과 동일하다'는 답변도 37.3%를 차지했다.
부서 회식은 '월 1회'가 60.0%로 가장 많고, '없다'는 답변도 33.3%에 달했다.
변화된 생활 패턴에 따른 가족과 관계는 '동일하다' 40.0%, '나빠졌다' 38.7%로 비슷한 답변을 했으며 '좋아졌다'는 응답은 16%에 머물렀다.
세종청사의 이점을 묻는 질문(중복답변)에는 '내 집 마련' 30.7%를 제외하고 '공기가 좋다' 29.3%, 기타(없다 등) 45.3% 등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생활비(정부 보조금 제외)를 묻는 질문에는 '월 30만원'(21.3%), '월 60만원'·'월 20만원'(18.7%), '월 50만원'(16.0%), '월 40만원'(10.7%) 순을 보였다.
특히 세종청사 근무에 따른 애로사항(중복답변)으로 '생활비 부담' 41.5%, '상급자 출장에 따른 업무공백' 40.0%, '여유가 없어졌다' 30.7%, '체력 저하' 28.0% 등 지방 근무에 따른 비용과 업무에 적잖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중 생활비 부담에는 개인 용돈 외에도 세종시 아파트 구매와 방 임대(오피스텔 포함)에 따른 은행 대출 및 육아 문제 등 경제, 생활적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의 올해 말 원주시 이전 관련, 조언을 묻는 질문에는 '마음을 비워라' 답변이 68.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취미 생활을 가져라'(14.7%), 기타(이전 반대, 퇴사 등) 17.3% 순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68% "이전 앞둔 공단-심평원 직원들 마음 비워라"
복지부 한 공무원은 "몸을 생각해 방 임대 생활을 하고 있지만 몸도 마음도 모두 쇠약해진 것 같다"면서 "밤에 동료들과 어울려 술 한 잔 이라도 하면 혹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벽을 보며 득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공무원은 "잦은 서울 출장으로 거리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새벽에 나와 밤늦게 퇴근하는 올빼미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씁쓸한 심정을 피력했다.
올해 말 원주시 이전을 앞둔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직원들은 세종청사 이전 후 들려오는 공무원들의 비보와 육아문제 등으로 기대감 보다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