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로 예정된 선택진료 2차 개편을 앞두고 서울대병원이 의료진의 진료실적을 중심으로 의사 수를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주목된다.
18일 서울대병원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선택진료 의사 축소 기준을 진료 실적으로 잡고, 각 진료과별로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각 과별로 의견수렴을 거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적순으로 의사 수를 축소하는 방안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고위 관계자는 "의료진의 경력 등을 고려해 연배순으로 할 것인가, 진료실적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수십억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적순을 기준으로 삼는 것 이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 경영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적순이 아닌 다른 방안을 생각하기 힘들 것"이라며 "암묵적으로 다들 같은 생각을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선택진료 1차 개편에서도 진료실적을 기준으로 의사 수를 줄인 바 있다.
선택진료 의사를 80%까지 줄이는 1차 개편에서는 저항이 덜했지만, 의사 수를 65%까지 줄여야 하는 2차 개편에서는 선택진료 탈락 의사 수가 늘어난 만큼 의료진들의 불만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감안해 장기적으로는 실적 중심 평가 이외 다양한 평가 툴을 고민 중에 있지만 당장 병원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얼마나 객관적인 평가 툴이 제시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한편, 선택진료 수 감축을 두고 서울대병원 정진호 기획조정실장은 "서울대병원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제도"라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에 오는 환자는 상당수 중증질환으로 특정 교수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것인데 33%까지 선택진료 의사를 줄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서울대병원은 100% 선택진료 의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특정 질환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한 교수와 10년 미만의 교수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의료진의 동기부여 차원에서도 적절치 못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선택진료비를 처음 만들었던 취지는 모두 잊고 여론에 휩쓸려 제도를 바꾸고 있다"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