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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경쟁 시대 끝났다 이제는 사람이다"

발행날짜: 2015-05-12 05:35:59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 "연구 인프라에 올인"

"환자 모으고 검사 늘려서 수익을 내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규모 경쟁의 종말이죠. 연구 능력이 있는 젊은 교수에게 승부를 맡겨야 하는 이유에요."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은 현재 병원계의 상황을 이같이 진단하고 병원의 청사진을 '연구'로 제시했다. 연구 능력이 있는 주니어 스텝들에게 병원의 미래를 맡기겠다는 의지다.

신 원장은 11일 "과거 10년간은 병상 경쟁의 시대였다"며 "병상을 늘리고 시설을 확충하면 그만큼 환자가 밀려들던 시기"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하지만 이제는 규모를 늘리는만큼 부담이 커지는 시기가 오고 있다"며 "제 아무리 최신 기기를 들여놓는다해도 반짝 효과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존스홉킨스를 비롯해 캐나다 토론토대 병원 당뇨센터(BDCC)와 잇따라 연구 협력 협약을 맺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 유수 병원과 연구센터에 젊은 연구자들을 보내 그들의 연구 능력을 흡수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호철 원장은 "이번에 BDCC와 연구 협약으로 올 하반기 젊은 연구자 2명을 3년간 파견하게 된다"며 "10년 후 당뇨 연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BDCC에서도 3년 후 CELL지나 NATURE지 등 국제 유수 학술지에 논문을 낼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며 "병원에서도 탑 클라스에 속하는 연구자를 지원받아 내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그는 굳이 지원자를 의사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 향후 병원을 이끌어갈 인재가 굳이 의사일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 원장은 "굳이 의사가 연구를 할 필요는 없다"며 "능력있는 리서치 전문가를 선발해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외에도 주니어 스텝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며 "이제는 환자 100명을 더 늘려야 하는 시대가 아니라 신약 개발에서 기회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작정 연구능력만 키우겠다는 단편적인 계획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방안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은평구와 종로구, 서대문구와 함께 건강도시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 좋은 예다. 전국구 병원을 논하기 전에 지역구부터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도다.

신호철 원장은 "최근 은평, 서대문 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향후 5년안에 3만명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엄청난 배후단지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지역 환자 없이 전국구를 외쳐봐야 헛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며 "완벽하게 인근 환자들을 확보한 뒤 새로운 통로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