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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속에서 택한 생존전략은 수술과정 녹화"

박양명
발행날짜: 2015-05-19 05:40:31

연세견우정형외과, 매달 50~60건 녹화…병실서 공동 시청하기도

'우리 의원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 뭘까?'

어깨 수술과 수술 과정 녹화.

김성훈 원장
서울 연세견우정형외과의원 김성훈 원장이 개원을 준비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찾아낸 차별화 전략이다.

"주변에 관절, 척추 병원이 특히 많은데다 규모도 컸습니다. 의원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틈새를 노려야 했습니다. 어깨 분야가 많이 안 하면서도 다른 관절 척추병원과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어깨관절 내시경 수술은 모두 녹화하기로 했다.

"제삼자가 카메라를 들고 수술방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내시경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녹화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살을 찢는 침습적 수술은 환자에게 되려 거부감을 줄 수 있어서 내시경 수술에만 한정했습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매달 50~60명의 어깨 수술과정을 녹화하고 있다. 2012년 개원 후 3년 반이라는 시간을 대입해 단순 계산해보면 녹화 동영상만 2100~2520개에 달한다. 그 동영상은 연세견우정형외과 자체 외장하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 원장은 약 1시간 분량의 수술 영상을 이동식 디스크에 담아 환자에게 제공하고 중요 장면들은 자체적으로 편집해 따로 설명도 해준다. 편집을 위해 개원 전 편집 프로그램 다루는 법도 따로 공부했다.

김성훈 원장이 어깨 관절 내시경 수술을 하고 있다.
수술 장면을 실제로 본 환자의 반응은 어떨까.

"내시경이다 보니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영상을 보고 나면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라며 깜짝 놀랍니다. 그만큼 만족도도 높습니다. 회진을 돌다 보면 환자들끼리 모여서 수술 영상을 같이 보기도 하더라고요."

차별화 때문에 수술 영상을 녹화, 공개하기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부담도 있었다고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온전히 모두 보여줘야 하는 데 부담스러움이 컸습니다. 개원하기 전에도 대학에서 관절내시경을 많이 했던 터라 두려움은 없었지만 첫 수술은 그래도 긴장이 되더라고요. 녹화를 하다 보니 더 잘하려고 할 수밖에 없어서 의사 개인 발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연세견우정형외과 내부 전경
김 원장은 수술 녹화 서비스 이외에는 홈페이지 제작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CI를 직접 디자인하고 질환 설명에 대한 이미지 등을 스스로 만들었다.

개원 초기 40~50명이었던 외래 환자가 3년 반만에 1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수술도 하루 1건에서 현재는 3~4건씩 하고 있다.

"환자가 믿고 치료하려면 신뢰가 쌓여야 합니다. 수술 영상 녹화는 환자와의 신뢰 쌓기에 큰 도움이 되죠. 하지만 성급하게 수술을 해서는 안 됩니다. 수술이나 시술은 결정적일 때 권해야 합니다."